지난해 10월 결혼한 ‘새댁’ 김애란은 결혼해서 좋은 점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대화할 사람이 가까이 있어 좋아요. 단짝, 제일 친한 친구가 항상 옆에 있는 느낌이랄까. 아직 신혼이라 더는 잘 모르겠어요. 호호.” 김경제 기자 kjk5873@donga.com
그가 소설집 ‘비행운’(문학과지성사)을 펴냈다. ‘문학동네’ 겨울호부터 두 번째 장편 연재도 시작한다. “단편은 썼던 것을 묶은 것이라 덤덤하지만 새로 시작하는 장편 생각만 하면 자다가도 가끔은 이민가고 싶다”며 그는 웃었다. ‘작가생활 2막’을 여는 김애란을 17일 서울 광화문 근처에서 만났다.
―소설집 ‘비행운’에는 단편 ‘물속 골리앗’ 등 8편이 들어있다. 표제작은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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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소설집이다. 이전 소설집과의 차이점은….
“내 작품의 인물은, 타고난 행운은 없는 사람이다. 예전 단편들과 분위기가 비슷하기는 하지만 범위가 넓어진 것 같다. 앞서 자취방과 고시원, 편의점을 왔다 갔다 했던 20대 얘기를 그렸다면 지금은 연령층도 다양해졌고 공간도 넓어졌다. 사회로 한 발짝 더 나아가지 않았나 싶다.”
―소외되거나 상처받은 사람의 슬픔을 그리지만 코믹한 요소도 적지 않다.
“사회적 약자들을 지레 판단해 울적하거나 연민의 시선으로 보기 쉬운데, 그들이 갖고 있는 건강함과 활기, 유머감각이 실제로 많다. 작정하고 그들을 슬프게만 바라보는 것도 무례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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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가끔 길을 가다가 제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다. 호호. 독자 반응도 많고, 주위에서 힘도 많이 준다. 하지만 흔들리거나 중심을 잃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한다. 힘은 힘대로 받되 정신은 바짝 차리자고 생각한다.”
―장편의 매력은 무엇인가.
“단편은 한 계절에 집중해서 쓰는 경우가 많고 순간이나 찰나에 대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장편은 하나의 세계, 큰 시간을 저와 독자가 같이 통과하는 기분이 든다. 다음 장편에 대한 호기심이나 흥미가 더 붙었다.”
―문학동네에 연재할 두 번째 장편의 내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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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지난해 10월 여섯 살 연상의 극작가 고재귀 씨와 결혼했다. 신혼집은 서울 응암동에 마련했다. “결혼하고 나서 살림을 많이 하는데 아직 요령이 없어서 시간이 좀 걸린다”며 그는 웃었다. 20대 때 그는 주로 동년배들의 아픔을 그렸다. 상당 부분은 그의 체험에서 나왔다. 마흔이 되면 어떤 소설을 쓸까.
“어떤 이야기가 될지 모르겠지만 마흔에 쓸 소설들에서도 20대 때 썼던 인물들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어쩌면 ‘그들이 마흔이 된’ 얘기를 쓰지 않겠나. 내 창작 기간을 아주 길게 보면 어쩔 수 없는 기복과 리듬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싶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