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4년 세계 최대 ‘이케아’ 한국 진출에 맞대응
올가을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김모 씨(30)는 데이트 삼아 국내 가구업체들의 대형 전시장을 자주 찾는다. 다양한 스타일의 가구와 갖가지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밌기 때문이다. 전시장 내에 있는 카페에서는 와플 같은 간단한 음식에 커피도 마실 수 있다.
국내 가구업계가 매장 덩치를 키우며 ‘퍼니테인먼트(Furnitainment)’로 빠르게 진화 중이다. 퍼니테인먼트는 가구를 뜻하는 ‘퍼니처’에 엔터테인먼트를 합친 말이다. 대형 매장 내에 카페, 놀이터, 미술전시관 등을 두루 갖춘 테마파크형 가구매장이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속속 탄생하고 있다. 가구업계의 이 같은 움직임은 세계 최대 ‘가구 공룡’인 이케아의 한국 진출에 대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 가구매장의 테마파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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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플래그숍 부산 센텀시티점에 마련된 키즈존. 어린이들을 위한 놀이공간이다. 한샘 제공
부엌가구를 판매하는 한샘키친바흐 매장은 문화센터 역할까지 한다. 경기 고양시 일산, 수원시 등의 매장은 방문고객을 대상으로 계절별 요리강좌를 진행한다. 1만 원의 참가비만 내면 여름철 보양식, 사찰음식 만들기 등의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매번 조기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효과적인 수납 비법’ 등 다양한 실용강좌도 개설돼 있다. 서울 방배동 전시장에서는 이달 31일까지 ‘갤러리를 품은 부엌’이란 주제로 유럽 오리지널 빈티지 석판화 포스트를 타일로 제작한 전시회도 열고 있다.
리바트 역시 서울 논현동에서 6층짜리 3075m² 규모 건물 전체를 대형 인테리어매장으로 운영하면서 고급 수입가구, 사무용가구, 인테리어 소품 등을 층별로 테마를 정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매장 안에 카페와 꽃집 등이 입점해 있으며 점포별로 천연비누 만들기, 에코백 만들기 등의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중아트그룹이 운영하는 대형 가구매장 중아트갤러리의 서울 청계점, 반포점에서는 매장 별도 공간에 갤러리를 설치해 정기적으로 미술전시회를 연다.
○ “이케아 덤벼라”
리바트는 서울 논현동 ‘리바트 스타일숍’에 꽃집과 카페 등을 마련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리바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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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도심에서 떨어진 교외에 초대형 매장을 짓는 이케아와 달리 국내 가구업체들은 도심 속 대형 매장을 늘려 차별화를 시도할 방침이다. 한샘은 올해 일반 대리점보다 2∼3배 이상 큰 1000m² 규모의 중대형 인테리어 매장인 ‘한샘스토어’(가칭)를 전국에 10곳 이상 여는 한편 한샘키친바흐의 대형 점포도 꾸준히 확대할 계획이다. 중아트그룹 역시 다음 달 초 2975m² 규모로 경기 부천점을 신규 오픈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