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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국기업 세계를 품다]1만1000L 물탱크 28개 설치… “올해 17곳 추가”

입력 | 2012-07-11 03:00:00


“현지 고객들이 예전에는 LG전자를 글로벌 전자기업이라고만 봤는데 이제는 정말 멕시코인과 함께하고 멕시코를 생각하는 기업으로 받아들입니다.”

LG전자 멕시코법인 임직원들은 지난해 물 부족에 허덕이는 멕시코 시장에서 자사(自社)의 드럼세탁기 인지도를 어떻게 높일까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물 없는 세탁기는 상상도 할 수 없지만 물과 전력을 덜 쓰는 드럼세탁기는 통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빈부 격차가 심한 멕시코의 상황을 감안해 드럼세탁기 매출의 일부를 극빈층의 물 지원 사업에 쓰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드럼세탁기가 친환경 제품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멕시코 소비자들과 함께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도 심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문제는 ‘어떻게 빈민층을 지원하느냐’였다. LG전자가 채용한 현지 직원들과 고객들은 비정부단체인 ‘평화재단’을 추천했다. 이 재단은 1994년 치아파스 지역의 억압받고 차별받는 원주민들을 중심으로 일어난 무장 반정부단체인 사파티스타 운동 때 출범한 비정부기구. 주민들의 빈곤 탈출과 경제적 자립을 돕고 교육하는 것이 주 활동이다.

지난달 15일 멕시코시티에서 만난 구스타보 말도나도 평화재단 단장은 “외국의 전자기업이 멕시코 원주민을 돕겠다고 한 것은 LG전자가 처음”이라며 “LG전자 사례를 소개하면서 다른 멕시코 기업과 정부에도 한층 적극적인 도움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금전적 지원보다는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탱크 건설도 한 번 참여해본 주민들이 이웃을 가르쳐 지속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물탱크는 1만1000L 용량으로 겨울 건기 3, 4개월 동안 비가 오지 않아도 물을 쓸 수 있다. 최근까지 LG전자의 후원으로 학교 10곳을 포함해 총 28대의 물탱크를 건설했다. LG전자는 올해 중 17개의 물탱크를 추가로 설치해줄 계획이다. 물탱크 1개당 설치비용은 1040달러(약 120만 원)이다.

LG전자 멕시코법인은 올해 하반기부터 세탁기의 성공사례를 냉장고로 넓히고 있다. 기존 냉장고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6kg 줄인 리니어 컴프레서 냉장고 수익금 중 일부를 ‘푸른나무 가꾸기 멕시코 펀드’에 기부해 나무 심기 운동에 나섰다. 현재 연간 3만 달러의 사회공헌 예산도 2015년까지는 10만 달러 수준까지 늘릴 예정이다.

멕시코시티=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