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헌병이 시민 수갑 연행’ 주한미군, 신속한 진화 나서
장마르크 주아스 미7공군사령관이 8일 기자회견에 앞서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평택=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서먼 사령관은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고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사건에 연루된 미군 헌병들의 임무는 정지될 것”이라며 “한국 경찰의 조사에도 지속적으로 협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한국 국민은 우리의 소중한 친구이고 한미 동맹은 매우 중요하다”며 “본인은 주한 미7공군사령관이 이번 조사를 신중하고 철저히 수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부사령관인 장마르크 주아스 미7공군사령관도 이날 경기 평택시 신장동 K-55 오산기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평택시와 시민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 반미(反美) 촛불시위의 학습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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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관계자는 “또다시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미군 개입 사건이 한국인의 반미정서를 폭발시키는 사태로 번지지 않도록 ‘선제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먼 사령관은 사건을 접하자마자 한국 내 여론동향 파악과 사과 성명 등 즉각적 대처를 지시했다고 한다. 구체적인 사건 경위와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한 주한미군과 한국 경찰의 조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미군 수뇌부가 잇달아 공식 사과를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라는 것이다.
한국군 고위 관계자는 “주한미군은 대선을 앞두고 미군 장병들이 불미스러운 사건사고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먼 사령관이 지난해 7월 취임한 뒤 한국 민간인 성폭행 등 미군 장병의 범죄가 잇따르자 같은 해 10월 야간통금령을 내린 데 이어 올해 1월 초 이를 무기한으로 연장한 것도 이런 조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 엇갈리는 주장
장마르크 주아스 미7공군사령관이 8일 기자회견에 앞서 머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평택=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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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를 당했다는 양모 씨(35)는 “미군 헌병의 이동주차 요구에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따랐다. 불법체포에 항의하자 강압적으로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군 헌병은 경찰 조사에서 양 씨가 이동주차 요구에 따르지 않은 데다 당시 현장에서 시민들이 삿대질을 하고 밀치는 등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 위협을 받을 경우 수갑을 채우라는 매뉴얼에 따라 정당한 공무집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8일 기자회견을 한 주아스 미7공군사령관은 이번 사건의 핵심인 주한미군의 영외순찰 권한 등에 대해 “미군과 그 가족의 안전을 위해서는 모든 지역에서 순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외순찰 과정 전반에 걸쳐 규정에 어긋나는 부분은 없는지 등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평택=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