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관 평가 ‘최하’ 신설해 재임용 막는다

당사자 요청땐 결과도 공개
연말 근무평정부터 적용 방침

올해 12월 실시되는 법관 근무평정부터 근무성적이나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법관은 새로 생기는 ‘최하’ 등급을 받게 된다. 매해 말 법관을 상·중·하로 평가하던 기존 근무평정제도에 ‘최하’ 등급을 신설해 실력 없는 법관의 재임용(연임)을 막겠다는 취지다.

법관인사제도개선위원회는 6일 대법원에서 회의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법관 근무평정 및 연임제도 개선안’을 시행해 줄 것을 양승태 대법원장에게 건의했다.

개선안에 따르면 대법원은 능력과 품성이 부족해 법관 연임심사에서 심층적인 심사가 필요한 법관에게는 새로운 등급의 평정(評定)을 주게 된다. 대법원은 2005년부터 A·B·C·D·E 5단계 평정을 상·중·하 3단계로 바꿔 법관들을 평가해 왔다. 상·중·하 등급을 받는 법관 비율은 각각 20%, 70%, 1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가운데 ‘하’를 받는 10%의 법관을 세분해 ‘하’와 ‘최하’ 등급으로 나누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법관으로 임용된 뒤 10년이 지나면 받아야 하는 연임심사에서 ‘최하’ 등급을 받은 법관의 재임용은 사실상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개선안은 또 ‘최하’ 등급 근무평정을 받은 법관에게는 당사자가 요청하면 평정 결과를 공개하도록 했다. 해당 법관이 평정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대법원장에게 이의를 제기하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