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가입땐 동네정육점 쿠폰… 화장지 안받고 장애아 수술비로
갑자기 장사가 잘된 것은 서울 서초 동작 관악구에서 케이블TV 사업을 하고 있는 현대HCN이 올해 5월부터 이 지역 영세 정육점 13곳과 손잡고 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 고기를 살 수 있는 쿠폰을 사은품으로 줬기 때문이다. 현대HCN은 경영난을 겪고 있는 지역 전통시장의 정육점에서 고기를 받을 수 있는 쿠폰을 신규 가입자에게 나눠주고 나중에 쿠폰 값을 대신 결제해줬다.
최근 물건을 사면 받을 수 있는 사은품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역 영세상인에게 도움을 주는 형태는 물론이고 사은품 수령 대신 기부를 선택할 수도 있다. 특히 기부와 연계한 사은품 행사가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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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은 손님이 사은품을 받지 않으면 사은품 값을 적립해 청각장애인 수술비로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에는 소비자 1만5000여 명이 참여해 총 1억7000만 원을 모았다. 이 행사로 34명의 청각장애인이 수술비를 지원받을 수 있었다.
롯데백화점도 3, 4월에 각각 약 10일간 기부를 선택하면 1만 원을 기부자 이름으로 적립해 연말에 복지단체에 기부하는 사은행사를 했다. 이 행사에는 1000여 명이 참여했다.
소비자의 반응도 좋다. 화장지나 샴푸세트, 수건 등 생활용품을 받는 것보다 그 비용으로 의미 있는 활동에 동참할 수 있어서다. 직장인 김모 씨(28)는 “같은 값이면 좋은 일도 할 수 있고, 물건을 사면서 마음도 훈훈해져 착한 사은품을 내건 상품에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착한 사은품의 등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해당 기업이 이를 빌미로 제품가격을 올리지 않는지 철저히 감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조준하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팀장은 “착한 사은품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기부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며 “하지만 기업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이뤄지는 이벤트인 만큼 가격 인하는 도외시한 채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좋은 이미지만 얻는 행사로 변질되지 않도록 감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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