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 청주 LG하우시스 창호기술센터 가보니
LG하우시스 청주 창호기술센터 직원들이 완성된 이중창을 만져보며 유리와 프레임을 살피고 있다. LG하우시스 제공
지난달 25일 충북 청주시 LG하우시스 창호기술센터. 기밀성(氣密性) 검사 실험실에 들어서자 퀸 사이즈 침대만 한 크기의 시험장비에서 나오는 초속 5m의 바람이 가로 세로 각각 1.5m인 정사각형 이중창을 쉴 새 없이 때렸다. 유리창으로 공기가 새 나가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이었다.
단열성(斷熱性) 검사도 한창이었다. 연구원들은 섭씨 20도로 설정된 고온실과 0도인 저온실 사이에 가로 세로 2m 크기의 이중창을 설치해놓고 온도 차 때문에 유리에 이슬이 맺히는지를 24시간 관찰했다. 추운 날씨에 유리창이 집 안의 온기를 얼마나 보존하는지를 검사하는 것이다.
좋은 등급을 받으려면 창호의 단열성과 기밀성 검사를 거쳐야 한다. 윤영배 창호기술센터 센터장은 “창호기술센터 내의 창호성능시험소는 국제공인시험기관으로 지정될 정도로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LG하우시스는 전체 창호제품 중 에너지효율 1등급 모델을 10% 이상, 절반은 2등급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제로 이 회사가 만드는 고단열 시스템 이중창, 이슬 맺힘이 없고 외관 구현이 자유로운 멀티형 이중창, 다중 기밀구조 설계로 단열성을 높인 인테리어 발코니창, 알루미늄과 PVC의 강점을 조합한 알루미늄-PVC 이중창 등 네 가지 전략모델은 1등급을 받았다.
에너지관리공단은 창호등급제 시행으로 난방비 등 에너지를 아껴 국내에서 연간 168억 원, 15년간 252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자들도 가전제품처럼 에너지효율등급을 보고 창호를 선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창호 제조업체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건물 외벽에 설치하는 면적 1m² 이상의 창호 제품은 5등급 미만 ‘불합격’ 판정을 받으면 생산과 판매가 금지된다. 사업을 접어야 할지도 모르는 극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창호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리시장은 대부분 유럽 등의 수입 로이 유리를 사용하고 있어 대체수요가 많다”며 “등급제 시행으로 현재 2조 원 규모인 국내시장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 위주로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정지영 기자 jjy2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