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재일의 클라리넷 연주 때마다 배 속 아기가 발레하는것 같아요”-어느 팬의 찬사의 글
서울시립교향악단 제공
그가 29일 오후 8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서울시향 정기연주회의 협연자로 데뷔한다. 팬들에게는 단원의 실력을 알리고 내부적으로는 자극을 주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25일 만난 채 씨는 “동료들 앞에서 솔로로 연주할 생각을 하니 어느 때보다 긴장되고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연주회를 위해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드는 코플랜드의 클라리넷 협주곡을 선택했다. 재즈 클라리넷 연주자 베니 굿맨을 위해 작곡해 굿맨이 초연했다. 원곡이 고도의 기량을 요구하는 터라 대개는 굿맨의 요청으로 쉽게 수정한 버전이 연주된다. 하지만 채 씨는 ‘오리지널 버전’으로 연주한다. 한국 초연이다.
그는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을 미국에서 보냈다. 학교를 졸업한 뒤 밀워키 심포니 단원으로 활동하던 중 2005년 서울시향 오디션 공고를 접했다. “클라리넷 수석 자리가 눈에 쏙 들어왔어요.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게 싫었어요. 서울시향이 어떻게 변화할지 분명하지 않을 때여서 주저하기도 했지만 서울시향 클라리넷 수석을 지낸 아버지(고 채일희)의 영향과 한국 생활에 대한 로망, 수석으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들에 이끌렸죠.”
2007∼2008년 로스앤젤레스 오페라 클라리넷 수석연주자로 종신계약을 하기도 했지만 도약하는 서울시향에 충실하기 위해 한 시즌이 끝난 뒤 그 자리도 그만뒀다. 서울시향의 연주와 시간이 날 때마다 참여하는 실내악 활동이 생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날마다 클라리넷에서 새로움을 느낍니다. 예전에는 주로 오케스트라에 속한 하나의 악기로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솔로 악기로도 역할이 크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이런 마음을 객석에 온전히 전달하는 것이 제 몫이겠지요.” 1만∼6만 원. 1588-1210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