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소년과 싸운 농민공 아들 공안에 끌려가 몰매 맞아 촉발이틀간 30명 부상… 마을 봉쇄
중국 남부 광둥 성의 한 마을에서 25, 26일 농민공들의 대규모 유혈시위가 발생했다. 진압 경찰이 시위대를 막고 있는 가운데 경찰이 농민공들을 설득하고 있다. 사진 출처 둬웨이망
25, 26일 중국 광둥(廣東) 성 중산(中山) 시 사시(沙溪) 진 하오투(豪吐) 촌에서 최대 1만여 명의 농민공이 유혈 시위를 벌였다.
발단은 사소했다. 25일 저녁 이 마을 소년과 13세의 외지 소년이 싸웠다. 외지 소년은 이곳 공장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멀리 쓰촨(四川) 성 또는 충칭(重慶) 시에서 왔다. 소년들은 거리에서 망고를 줍다가 싸우게 됐다는 설 등이 나도는데 구체적으로는 확인되지 않는다.
홍콩 인권단체인 인권민주운동정보센터(ICHRD)는 이틀간의 유혈 시위로 27일 현재 마을 전체가 봉쇄됐다고 밝혔다. 주요 도로에는 경찰이 배치됐고 식당과 은행, 상점은 모두 문을 닫았다. 홍콩 밍(明)보는 경찰과 시위대 충돌에서 30명 이상이 다쳤고 쓰촨 성 출신 3명과 후난(湖南) 성 출신 1명이 숨졌다는 설이 있다고 이날 보도했다. 사시 진은 주장(珠江) 강 삼각주에 있는 작은 지역이지만 캐주얼 의류 생산지여서 농민공 10만 명이 일하고 있다.
중국의 농민공은 지난해 기준 1억5863만 명(중국 국가통계국)이다. 이들 농민공은 중국 굴기(굴起·우뚝 일어섬)의 동력을 제공해 왔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이 된 것은 저임금으로 노동력을 제공한 농민공들 덕분이다.
농민공들은 열악한 작업환경, 낮은 생활수준 등 많은 희생을 감수해 왔다. 특히 가정 해체는 심각한 수준이다. 농민공 부모와 떨어져 농촌에서 친척 등의 손에서 자라는 17세 이하의 청소년(유수아동·留守兒童)은 58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농촌에서 생활하는 청소년의 28.29%가 유수아동이다. 또 이번 시위의 발단인 외지 소년처럼 부모를 따라 외지로 가서 생활하는 청소년(수천자녀·隨遷子女)들도 제도적 불평등으로 인해 교육 의료 등에서 소외되고 있다. 현재 약 2700만 명으로 추산되는 수천자녀는 도시에서 생활하지만 현지 후커우(戶口·중국의 호적)가 아니어서 학비를 더 많이 내는 등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
특히 광둥 성은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농민공이 가장 많은 곳. 2010년 말 현재 2661만 명의 농민공이 광둥 성에서 일한다. 이에 앞서 광둥 성에서는 현지 주민과 농민공의 충돌이 발생했다. 지난해 6월 광둥 성 쩡청(增城) 시에서 임신한 쓰촨 성 출신 여성 농민공이 치안요원에게 폭행당하면서 농민공들의 집단 시위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