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한성구… 김병현 침몰시킨 3타점 한방● 넥센 서건창… 軍다녀와 2루 주전 꿰차고 맹타● LG 이천웅… 1군 부름 받자 홈런 ‘쾅’ 눈도장
#‘땀’이었다
대졸 신고 선수 출신 KIA 한성구(24)가 선동열 감독의 눈길을 받게 된 이유는. 올해 초 KIA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선 감독은 새벽 운동을 갔다가 한성구와 마주쳤다. 선 감독은 한성구가 술을 마셨다고 생각했다. 한성구가 “러닝하고 있었다”라고 했지만 못 미더운 마음에 가까이 다가가 직접 확인까지 했다. 그는 얼굴 가득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선 감독은 “그 후에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훈련을 했다. 야구에 대한 절박함이 보였다. 한 번이라도 더 기회를 주고 싶은 선수”라고 했다. 그러곤 14일 넥센전에 한성구를 처음으로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 그는 7번 지명타자로 메이저리거 출신 김병현을 상대로 3타점 2루타를 치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하룻밤 사이 그는 무명에서 팀의 기대주로 거듭났다.
#‘눈빛’이었다
올해 프로야구에 ‘신고 선수 돌풍’이 거세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했거나 기존 팀에서 방출당한 뒤 신고 선수로 입단해 맹활약을 펼치는 반란의 주인공이 적지 않다.
올해 상위권을 달리는 LG에는 3명의 신고 선수 출신이 1군 무대를 밟았다. 지금은 모두 2군에 내려가 있지만 이천웅은 데뷔 3경기 만에 홈런을 치며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민재와 최영진은 안타로 손맛을 봤다. 2008년 두산에 신고 선수로 입단한 포수 최재훈은 백업 포수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KIA 이준호도 꾸준히 출전 기회를 잡고 있다. 모두 절실함과 성실함을 갖췄다.
이들 신고 선수의 활약은 팀 분위기 전환에도 긍정적이다. 누구든 열심히 하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타성에 젖은 기존 선수에게도 경종을 울릴 수 있다.
2000년대 말 ‘화수분 야구’로 유명했던 두산에서는 김현수와 이종욱 손시헌 등이 신고 선수를 거쳐 스타가 됐다. 올해는 과연 어떤 선수가 신고 선수 신화를 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