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라의 미래라던 2030세대가 울고있다. 어떻게든 일자리를 찾아보려 대학에서 몰래 강의를 들어야 하는 자신의 처지가, 이 사회가 원망스러워 눈물이 난다. 이렇게 절박한 때 일확천금을 유혹하는 악덕 업체의 악랄하고 교묘한 상술에 당한 청춘은 더 쓰디쓴 눈믈을 흘려야 한다. 이리보고 저리 봐도 출구를 찾지 못한 벼랑 끝 청춘은 범죄의 나락으로 떨어지며 회한의 눈물을 떨구고 있다. 》
■ 경제난에… 좋은 일자리 줄자 20대 보험사기범 급증
경제난으로 취업난이 심각해지면서 보험사기를 저지르는 20대가 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보험조사국에 따르면 보험사기로 적발된 20대는 2006년 5527명에서 지난해 1만1166명으로 2배가량으로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20대 구직자나 비정규직, 아르바이트생 등이 힘들게 일하기보다 보험사기로 쉽게 돈을 버는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생활이 힘들다 보니 고의로 병원 생활을 택하는 20대도 있다. 중소기업 직원인 부산 동래구 거주 정모 씨(29)는 2010년 6월부터 3개월간 질병 및 상해보험을 17개나 가입했다. 정 씨는 같은 해 9월 자신의 집에서 세탁기를 옮기다가 허리를 다쳤다며 한 달간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을 탔다. 정 씨는 보험금으로 고생 없이 짭짤한 수익을 올리자 회사도 관둔 채 지난해 7월까지 10개월 동안 4개월이나 병원에 입원해 보험금 5700만 원을 탔다가 금감원에 적발됐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20대 가운데 취업을 포기하고 ‘나이롱환자’를 직업으로 택한 사람도 있다”며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취업난에… 졸업후에도 대학생 행세 ‘가짜 대학생’ 급증
최근 고시 및 기업 입사 준비에 필요한 대학 강의를 몰래 듣는 20, 30대 ‘가짜 대학생’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1970, 80년대 가짜 대학생은 캠퍼스의 낭만을 꿈꾸던 백수들이 대학 배지를 달고 캠퍼스를 활보했던 ‘추억의 상징’이었지만 요즘 가짜 대학생은 ‘장기 미취업의 상징’인 셈이다. 대학 졸업 후에도 장기간 취업과 고시에 매달리면서 경제 사정이 악화되자 고육지책으로 도강까지 하고 있는 것이다.
‘자격증 취득’도 도강 목적 중 하나다. 정모 씨(28)는 대학 졸업 후 1년 반 동안 증권사, 은행 등 40여 기업의 취직시험에서 떨어졌다. 자격증이 없어 낙방했다고 생각한 그는 국제재무분석사(CFA) 자격증에 도전하면서 3, 4월 모 대학 경영학과에서 재무관리 재무회계 수업을 도강했다. 그는 “CFA 학원비가 100만 원이나 돼 도강을 했는데 교수가 수업 때마다 학생들에게 질문을 계속하는 바람에 마음 졸이다 앞으론 강의를 듣지 않기로 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청년 실업률이 지속돼 가짜 대학생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청년 실업률은 8.5%였다. 올해 1분기 비경제활동인구 중 대학 졸업(전문대 포함) 이상은 302만3000명이었다. 방하남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고시 및 입사 준비로 미취업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청년들이 최빈층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가짜 대학생은 요즘 20, 30대가 처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새로운 풍속”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