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약계 찬반 엇갈려
이번 의약품 재분류의 가장 큰 논란은 피임약을 둘러싸고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먹는 사전피임약이 국내에 도입된 지 44년 만에 전문의약품으로 바뀐다. 사후피임약은 일반의약품이 되면서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다.
지금까지 사전피임약은 일반의약품, 사후피임약은 전문의약품이었다. 구입 방식이 180도 바뀐 이유는 사전피임약의 부작용이 사후피임약보다 더 크다는 분석 때문이다.
사전피임제는 배란주기를 일정하게 하는 에티닐에스트라디올 복합제다. 대개 21일간 복용하고 7일 동안 먹지 않아야 한다. 생리가 끝나면 이런 식으로 계속 복용해야 한다. 국내에는 멜리안정, 미뉴렛정, 마이보라, 머시론정 등 11개 품목이 나와 있다. 대한약사회에 따르면 2010년을 기준으로 사전피임약 연간 생산액은 약 52억5181만 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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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피임약이 지금까지 일반의약품이었던 데 대해 식약청 관계자는 “과거에는 산아제한 정책으로 보건소에서 사전피임약을 보급하기 위해 일반약으로 분류했다. 최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재분류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사후피임약은 성관계 후 72시간 안에 두 알을 복용하는 만큼 부작용이 작다는 것.
하지만 식약청의 결정에 의약계 모두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사후피임약은 사전피임약보다 호르몬이 10∼15배 많이 포함됐다. 잘못 사용하면 출혈 같은 부작용과 합병증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사후피임약이 배란과 수정을 막아주는 기능이어서 피임실패율이 15%에 이르며 청소년이 쉬운 낙태 방법으로 오인할 수 있다는 점도 들었다.
대한약사회는 “사전피임약은 안전성이 입증됐으므로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부작용에 관한 상담은 약사와 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