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농구 대표팀서 남다른 구슬땀
여자 농구대표팀 간판 포워드 김정은(왼쪽)과 주장 김지윤이 현충일인 6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두 선수는 국가대표팀에서 뛰고 있지만 소속팀 신세계가 해체돼 돌아갈 곳이 없는 상태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휴일에도 김지윤과 김정은은 대표팀에서 함께 전술훈련을 하느라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그나마 우리 둘은 대표팀에서 어떤 목표를 향해 뛰고 있으니 행복한 편이에요. 다른 동료들은 대부분 불확실한 미래와 불안감에 지쳐 있어요.”
김지윤과 김정은은 4월 일방적으로 해체를 선언한 신세계에서 한솥밥을 먹다 나란히 대표팀에 차출됐다. 다른 신세계 동료들은 7월 말까지만 함께 운동을 하도록 돼 있는 시한부 운명의 신세다. 아직 농구단을 인수하겠다는 기업이 나타나지 않아 소속 선수들의 속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신세계의 급여 지급은 5월 말로 끝났고 6월부터는 한국여자농구연맹의 지원을 받기로 했는데 불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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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처음 대표팀에 뽑힌 김지윤은 1996년 애틀랜타와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했다. 김정은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첫 경기에서 강호 브라질을 꺾었던 때를 운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꼽았다. 남다른 올림픽 추억을 지닌 이들은 암담한 현실 속에서 한 가닥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런던을 향한 의욕이 대단하다. 이호근 대표팀 감독은 “지윤이와 정은이가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하고 있다. 고참과 허리에 해당하는 선수들이 잘해주니 든든하다”고 칭찬했다. 김지윤은 지난 시즌 어시스트 1위를 차지했으며 김정은은 득점왕 출신이라 이들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한국은 이번 예선에서 같은 조의 크로아티아, 모잠비크를 다 이기고 8강에 올라가야 런던행 티켓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신세계 동료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함께 뛴다는 생각이에요. 응원 문자메시지도 자주 오고요….”
두 손을 마주 잡은 김지윤과 김정은의 다짐은 절박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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