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 구종 완벽하게 구사속수무책 당하기 일쑤
류현진은 1일 현재 70이닝을 던져 삼진 93개를 기록 중이다. 이 부문 압도적 1위다. 2위 롯데 유먼(49개)과는 무려 44개 차다.
투수가 삼진을 잡고 싶다고 해도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그런데도 류현진은 이닝당 1.3개의 삼진을 기록하고 있다.
초구 스트라이크의 비결은 다양한 구종이다. 직구와 서클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4개를 섞어 던진다.
삼성전에선 1회 첫 타자 배영섭에겐 2연속 시속 140km대 강속구를 던져 플라이아웃을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 타자인 박한이에겐 110km대 커브를 연이어 꽂더니 체인지업-직구-슬라이더로 첫 삼진을 잡았다. 박한이에게 공 5개를 던지면서 이 4구종을 모두 사용했다.
양상문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류현진은 수 싸움이 필요 없을 만큼 구종 4개를 완벽하게 익힌 유일한 투수”라고 했다.
류현진의 4구종 중 으뜸은 단연 직구다. 150km가 넘는 강한 공이 원하는 곳에 척척 꽂힌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직구를 보면 굳이 변화구를 안 던져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야구이론도 다 무시할 수 있을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류현진은 공 100개를 넘게 던진 경기 후반에도 150km대 공을 뿌릴 만큼 지구력도 강하다.
류현진은 평균자책 2.57로 잘 던지면서도 2승 3패에 그치고 있다. ‘삼진왕’이란 타이틀은 그런 류현진에게 조금이나마 위안거리가 아닐까.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