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럼버스의 달걀’式 역발상 ‘관속의 동아건설’ 살려내다
《 “동아건설을 살릴 방법이 있습니다.” “동아건설은 이미 관 속에 들어간 시체 같은 신세입니다. 죽은 기업을 어떻게 살립니까.” 2005년 9월 동아건설산업㈜ 채권단 회의에서 2대 채권자인 캠코의 신충태 당시 투자관리부장(현 대전충남지역본부장)은 채권자들에게 동아건설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 있다고 간곡히 설득했다. 하지만 채권자들은 물론이고 동아건설 임직원들도 가망이 없다고 포기한 상태였다. 》
DBR 그래픽
동아건설의 최대 담보권자인 동시에 2대 파산채권자인 캠코는 만약 동아건설을 살린다면 기업가치를 높여 공적자금을 더 많이 회수할 수 있고, 회사 파산으로 직장을 잃게 될 많은 직원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해 프리 패키지(Pre-package) 방식의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동아건설의 단독 기업가치로는 도저히 법원의 회생절차 인가 조건을 충족시킬 수 없는 만큼, 사전 M&A를 통해 예비 인수자를 선정한 뒤 이들의 미래 경영계획을 반영해 기업가치를 재창출하면 회생이 가능할 것으로 본 것이다.
캠코가 주도한 이 방식의 M&A가 원활하게 진행되면서 결국 2008년 3월 법원은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파산절차를 밟고 있던 회사가 다시 살아난 첫 사례가 만들어졌다. 프라임개발의 인수 후 동아건설은 자기자본이 충실해졌고 높은 브랜드 이미지와 시공 실적, 기술력을 활용해 재도약하려고 노력 중이다. 또 동아건설의 회생은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는 계기가 됐다. 외환위기 때 금융회사로부터 7839억 원의 동아건설 부실채권을 2510억 원에 인수한 캠코는 1차적으로 4208억 원을 회수(1698억 원 초과 회수)했고 회생절차를 통해 1643억 원의 현금을 2차로 회수했다. DBR는 부실기업 회생의 새 모델을 제시한 캠코의 프리 패키지 방식 M&A 성공 요인을 집중 분석했다. 기사 전문은 DBR 106호(6월 1일자)에서 볼 수 있다.
○ 역발상을 활용한 창의적 대안 제시
○ 협상 3.0의 전략
동아건설의 회생을 위해서는 채권단, 정부, 법원, 인수자 등 다수의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고 교섭하는 일이 관건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주도한 캠코 입장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많은 협상을 해야 했다. 협상 테이블에서 캠코는 ‘가치 중심의 협상’인 ‘협상 3.0’의 전략을 펼쳤다. 강요해서 무조건 많이 얻어내려고만 하는 ‘협상 1.0’(분배적 협상) 전략, 양측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어 내는 것만 집중하는 ‘협상 2.0’(통합적 협상) 전략을 뛰어넘어 상대가 어떤 가치를 얻기 위해 협상을 하는지를 고민했다. 캠코 스스로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캠코가 원하는 가장 큰 가치는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가치를 창조한다’로 뒀다. 회사를 존속시키면 실업자가 양산되는 것을 막고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내부적으로 명확한 가치를 설정하자 회생 절차를 주도한 캠코 담당 부서의 팀워크는 더욱 돈독해졌고 외부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득할 때도 진정성을 담을 수 있었다.
○ 캠코 브랜드 활용 극대화
당초 관할 법원, 기획재정부(당시 재정경제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금융감독위원회, 회사 파산관재인, 채권자 등의 이해관계자들은 동아건설의 회생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캠코는 그동안 쌓은 공신력을 바탕으로 기업구조조정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치를 강조했다. 이해관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 캠코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나서 동아건설의 회생 및 M&A의 성공 가능성을 홍보했다. 외국계 금융회사가 아닌 공공기관인 캠코가 직접 ‘M&A 주간사회사’ 역할을 함에 따라 이해관계자들의 마음도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또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법원, 회계법인, 법무법인 등 다양한 기관과의 협의가 중요했는데 오랫동안 관련 업무를 해온 캠코에는 이들 기관과의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었다.
:: 프리 패키지 M&A (Pre-package M&A) ::
예비 인수자의 미래 경영계획(투자계획)을 반영해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하고 법원의 회생절차를 밟는 방식.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6호(2012년 6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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