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정치부
그런 이 당선자는 7, 8일 잇달아 보도자료를 내 부정경선 파문을 일방적으로 반박하더니 돌연 한겨레신문(9일자) 인터뷰에 응해 파문과 관련한 의혹 대부분을 강도 높게 부인했다. 인터뷰 내용이 보도된 9일에는 일부 방송사 기자들을 따로 불러 한겨레신문에서 밝힌 주장을 그대로 반복했다고 한다.
통진당 내부에서도 극소수만이 행방을 안다는 이 당선자가 며칠간 보여준 신출귀몰식 언론 접촉 행태는 ‘입맛에 맞는 언론을 골라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다시 숨기’의 전형이라 할 수 있다. ‘선배 좌파’들의 폐쇄적 언론관을 바탕으로 지하에서 암약하다 필요에 따라 가끔 세상 밖으로 나오는 민족해방(NL)계 주사파들의 전술을 나름대로 응용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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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 이석기’가 어떤 언론관을 갖고 있는지는 알 바 아니다. 하지만 이 당선자로 상징되는 통진당 당권파 전반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이라는 18대 국회보다 나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당권파 행태 중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게 도무지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이라는 지적이 자주 들린다. 그런 의미에서 이 당선자가 비판한 ‘프레임’은 통진당 당권파부터 우선 깨야 할 구악의 틀인 셈이다. 그렇게 세상을 보는 눈과 귀부터 여는 법을 배운 뒤에야, 부정선거 파문을 극복할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승헌 정치부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