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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오늘 새 원내대표 선출 앞두고 날선 토론회

입력 | 2012-05-04 03:00:00

非朴 “정치 9단 결합? 18단커녕 18년전 퇴행”박지원 “돌멩이 너무 아프게 던져… 금도 있어야”




시선도 박지원 vs 非박지원 민주통합당은 3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합동토론회를 열어 후보들의 정견을 들었다. 왼쪽의 박지원 의원이 어정쩡하게 서 있는 가운데 이낙연 전병헌 유인태 의원은 일제히 한쪽으로 등을 돌리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3일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린 민주통합당의 원내대표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선 박지원 최고위원과 이낙연 전병헌 의원, 유인태 당선자 등 비박(비박지원) 후보 간의 치열한 공방이 3시간 동안 이어졌다. 후보들은 다른 후보의 탈당 이력까지 들춰내며 언성을 높였다. 박 최고위원(70)과 유 당선자(64)는 자신들의 나이를 고려해 “이번 국회로 (정치인생이) 끝나는 사람”이라며 배수진도 쳤다. 초선 당선자들의 요구로 이뤄진 원내대표 후보 토론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당선자 70∼80명이 참석했다. 민주당은 4일 원내대표를 뽑는다.

비박 후보 3명은 모두발언부터 ‘이해찬-박지원 연대’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이 의원은 “정치 9단끼리의 결합은 18단이 되는 게 아니라 당을 18년 전으로 되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유신공주(박근혜)와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싸움을 앞두고 소수 독점체제를 만드는 것은 퇴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유 당선자는 박 최고위원의 재선 도전에 대해 “원내대표는 한 번 하면 아무리 잘해도 다시 나온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후보가 다른 모든 후보에게 질문하는 상호토론에서도 박 최고위원이 표적이었다. 비박 후보들은 서로에게 예비내각의 가능성, 복지정책 등 비교적 가벼운 질문만 던졌다. 이 의원은 “(박 최고위원은)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들어왔다. (공천에서 탈락한 후보가) 탈당한 뒤 무소속으로 나가겠다면 권장하겠느냐”고 물었고 박 최고위원은 “제 아픈 상처, 민주당의 좋지 않은 기억을 되살리는 것이라서 대단히 유감”이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이 원내대표를 지낼 당시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전 의원은 “성공한 원내대표라고 하는데 ‘폭로정치’는 성공했다”며 “예산안 날치기 등 대여협상에선 얻은 게 거의 없다.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도 김무성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체면을 세우기 위해 졸속으로 협상했다”고 비난했다.

박 최고위원은 “금도가 있다. 돌멩이는 앞으로 (다른 편에게) 던져야지 옆으로 (같은 편에) 너무 아프게 던지면 누가 (원내대표가) 된들 어떻게 되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전 의원은 “한-EU FTA 협상 당시 (박 최고위원과) 이견이 있었다. 저한테 ‘튀지 말라’는 핀잔을 주지 않았느냐”고 반박했다.

집중 포화를 맞은 박 최고위원은 애써 웃으며 “제게는 계속 편파적인 질문만 한다”며 “세 분의 박지원 뭇매가 (청중을) 굉장히 즐겁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자신이 다른 후보에게 질문할 차례에선 “시간 절약을 위해서 비판하는 질문은 하지 않겠다”며 감정적 대응을 자제했다.

한편 초선 당선자 21명은 3일 회동을 가진 뒤 ‘민주당의 혁신과 대선승리를 위한 우리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구도 짜기와 그에 기초한 원내대표 및 당 대표 선출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이라며 ‘이-박 연대’를 비난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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