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화 첫 바흐 무반주 전곡 연주회 ★★★★
서울 명동성당에서 펼칠 네 차례의 바흐 무반주 전곡 연주회를 앞두고 그는 안양에서 2회의 무료 공연을 마련했다. 연주에 앞서 바이올리니스트 김대환 단국대 교수가 ‘미니 강의’를 맡아 바흐의 생애와 무반주 바이올린 작품의 특징을 설명했다. 김 교수는 “지치고 힘들 때 바흐의 음악으로 위로를 받았다. 정경화 선생이 이 작품을 어떻게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나갈지 귀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이윽고 정경화가 등장했다. 드레스 대신 흰 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은 그의 표정은 사뭇 결연했다. 이날은 소나타 1번과 파르티타 1번, 소나타 2번을 차례로 들려주었다. 피아노조차 없는 무대에 홀로 섰지만 건축적인 바흐의 무반주 선율은 그의 손에서 경건하면서도 부드럽게 피어올라 공간을 가득 채웠다. 김 교수가 ‘노부부가 그네를 타면서 좋은 일과 슬픈 일을 회상하는 것 같다’고 설명한 소나타 1번의 3악장 ‘시칠리아노’가 평온한 온기를 뿜어냈다. 파르티타 1번의 중반부에서 갑작스레 기침이 터져 나오면서 연주자는 잠시 가던 길을 멈췄지만 이내 여유롭고 소박한 선율로 돌아왔다. 그는 예전보다 한결 느긋했고, 희로애락이 굽이쳤던 지난 시간을 굳게 디디고 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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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 :: 1일 오후 8시 경기 안양시 안양아트센터 관악홀. 전석 무료 초대. 031-687-0532. 15, 22, 31일, 6월 4일 오후 8시 서울 명동성당 대성전. 7만∼10만 원. 02-518-7343
안양=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