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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박한우]소셜미디어시대 인터넷윤리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입력 | 2012-04-30 03:00:00


박한우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이버감성연구소 소장

최근 언론에 보도된 뉴스 중 상당수는 인터넷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이들 뉴스는 사회연결망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서 제기, 확산, 증폭된다. 이제 인터넷과 관련되지 않은 사회적 이슈는 찾기 힘들게 됐다. ○○녀 사건, 게임 중독, 불법복제 등에 관한 뉴스가 그 예이다. 이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정책당국이나 전문가들은 항상 인터넷윤리교육의 강화를 주장한다. 그런데도 인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은 넘쳐 나고 소셜미디어의 역기능은 여전하다.

사실 인터넷 윤리교육은 이용자의 편에 서 있지 않다. 디지털 원주민이라는 표현에도 드러나듯이 우리는 좋든 싫든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 등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벗어날 수 없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디지털 매체와 함께 성장했다. 그들은 인터넷을 활용해 소통하고 정보를 교환하며 사회적 교류를 하도록 배웠다. 따라서 인터넷 윤리도 변화된 환경과 사용자의 필요에 발맞추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인터넷을 범죄도구로, 학생들을 스마트폰의 노예로 치부하는 접근 태도는 문제가 있다. 기본적인 법률사항을 교육하는 데서는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강조해야겠지만 그 밖의 문제에 대해서는 디지털 매체를 적극 활용하도록 하는 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인터넷은 자주 어울려야 하는 친구이지 두려움을 갖고 피해야 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라인골드는 최근 저서 ‘넷스마트(NetSmart)’에서 주의력(attention)을 인터넷 정보해독력의 핵심으로 꼽았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우리는 항상 ‘접속’돼 있다. 이제 우리는 늘 온라인 상태에서 일상생활을 한다. 사이버공간과 현실공간의 경계는 모호하다. 강의시간에 노트북과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학생들에게 전원 끄기를 강요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눈앞의 상대방은 아랑곳없이 SNS에 집중한 10대들. 이들에게 면대면 만남의 중요성을 말하는 것은 공허하다. 지금과 같은 디지털 사회에서 다중 미디어 이용은 보편적 현상이라는 점을 인정하자. 소셜미디어 시대의 인터넷윤리교육은 주의력 훈련방법을 중심으로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정보가 개울처럼 끊임없이 흐르는 소셜 스트림(stream)에 대응하려면 주의력이 필요하다. ‘소셜’ 공간에는 엉터리 소문부터 정제된 메시지까지 여러 종류의 정보가 뒤섞여 있다. 이제는 이용자가 스스로 정보의 유용성을 판단해야 한다. 그런데 판단해야 할 정보가 쉴 틈 없이 계속 생산된다. 모든 것을 확인할 수도 없지만 입맛에 맞는 정보만을 골라서도 안 된다. 자신의 주의력을 효과적으로 분산해 관련이 높은 것을 선별해야 한다. 라인골드는 이것을 ‘헛소리 탐지(crap detection)’라고 불렀다. 이러한 능력을 활용함으로써 네트워크 속에서의 ‘참여’와 ‘협력’을 통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인터넷 소셜미디어에서 드러나는 역기능의 원인과 그 대책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무엇보다도 인터넷윤리의 교육내용이 디지털기술과 보조를 맞추지 못해 발생하고 있는 문화지체 현상을 극복해야 한다. 규범적 관점에서 위법적이고 비윤리적 행위를 열거하고 이를 주입하는 교육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보자. 교육의 수혜자인 디지털 원주민의 입장에서 접근해보는 것은 어떨까.

박한우 영남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이버감성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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