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 온 배상문(왼쪽)과 양용은이 나란히 컷 통과에 성공하면서 3,4라운드 대반격을 예고했다. 27일 열린 2라운드 3번홀에서 아이언으로 티샷하고 있는 배상문(왼쪽)과 15번홀에서 티샷 한 양용은이 아슬아슬하게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발렌타인 챔피언십 조직위원회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
양용은 메이저 우승 후 경기서 컷 탈락
배상문 4번 출전해 컷 탈락 두번 당해
2R 합계 각각 1오버·1언더파 본선행
배상문(26·캘러웨이)과 양용은(40·KB금융그룹)이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 챔피언십과의 지긋지긋한 징크스를 털어냈다.
두 선수에게 발렌타인 챔피언십은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됐다.
27일 열린 2라운드 경기에서 배상문과 양용은이 나란히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배상문은 이날 버디 7개를 뽑아내며 4타를 줄여 순위를 끌어올렸고, 양용은도 1언더파를 치면서 본선진출에 성공했다.
배상문은 컷 통과를 위해 이날 아침 아이언까지 바꾸는 모험을 감행했다. 첫날 3오버파 75타를 쳤기에 한순간이라도 방심하면 또 다시 컷 탈락의 불운을 맛볼 위기에 놓여 있었다.
모험은 성공적이었다. 아이언 샷 그린적중률이 높아지면서 버디 기회를 많이 만들었다. 타수를 줄인 원동력이 됐다.
다행히 이번 대회에서 우려를 씻어내고 징크스를 깨는 데 성공했다. 구겨졌던 자존심도 3년 만에 되찾았다.
배상문과 양용은은 이 대회와의 악연 말고도 독특한 징크스를 갖고 있다. 배상문은 과거 일을 중요하게 여긴다. 우승했거나 좋은 성적을 냈던 골프장에서는 같은 일을 반복했다. 또 경기 중에는 검정색 모자를 잘 쓰지 않는다. 2009년 한국오픈 때는 그 전 우승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같은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시켜 식사를 하는 예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양용은은 코스 궁합을 중요하게 여긴다.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과 맞는 코스와 맞지 않는 코스에서의 성적이 극과 극이다. 양용은은 그린 스피드가 느려 공이 잘 굴러가지 않는 코스에서는 성적이 좋지 않다. 2라운드 경기를 끝낸 양용은은 “작년보다 그린 상태가 좋아져 공이 잘 구른다”면서 코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징크스를 털어낸 배상문과 양용은이 발렌타인 챔피언십에서 한국선수 무승 징크스도 깨뜨릴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