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60%, 수도권에 본사… 혼다 등 지방본사 마련 계획경영진 헬기 탈출 훈련도
일본 최대 할인점 체인인 이온은 지난달 8일 모리 요시키(森美樹) 부사장이 헬기로 도쿄(東京)를 탈출하는 이색 훈련을 했다. 수도권에 대지진이 일어나 본사 기능이 정지되는 가상 상황에 대비한 훈련이었다. 모리 부사장이 향한 곳은 아이치(愛知) 현 고마키(小牧) 시의 이온 쇼핑센터. 임시 본사가 된 이곳에서 그는 전국 체인점을 지휘하며 보완점을 꼼꼼히 확인했다.
일본 정부에 이어 도쿄도도 18일 수도권 대지진 피해 규모를 대폭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지진 공포가 급속히 확산되면서 도쿄 일대에 본사를 둔 기업들은 수도권 탈출계획과 사업지속계획(BCP) 수립을 서두르고 있다. BCP는 지진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기업경영을 지속하기 위한 일종의 ‘행동 계획서’로 최우선 항목은 위기 때 본사 기능을 이전할 대체 본사 마련이다. 일본의 전체 상장 주식회사 본사 중 절반은 도쿄에, 60%는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19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혼다는 사이타마(埼玉) 현 와코(和光) 시에, 미쓰비시화학은 오카야마(岡山) 현 구라시키(倉敷) 시에, 히타치제작소는 이바라키(茨城) 현 히타치(日立) 시와 오사카(大阪) 시에 대체 본사를 마련하기로 하고 관련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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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소매체인점인 세븐일레븐홀딩스는 고객 정보와 제품의 수주·발주 정보를 수도권과 간사이(關西) 두 지역에 동시 저장하고 있고, 후지통신은 데이터센터에 비상 발전장치를 구비하는 등 기업 특성에 맞는 대책이 속속 시행되고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