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21일 서울 국립극장서 단독무대동요 ‘엄마야 누나야’ 구음-파핑으로
박 씨는 20, 21일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박애리, 봄날은 간다’ 공연을 펼친다. 대학원 졸업 기념 무대를 제외하고 첫 단독 무대다. 올해 1월 안호상 국립극장장이 취임한 뒤 처음 내놓는 기획공연이기도 하다. 박 씨는 작곡가 강상구 씨가 만든 감성적 노래 ‘매화향기’ ‘꽃을 피운다’와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쑥대머리’, 가요 ‘봄날은 간다’ 등을 부른다. 국립국악관현악단과 바이올린, 첼로, 신시사이저, 전자기타, 드럼이 그와 호흡을 맞춘다.
“처음엔 박애리의 색깔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곡으로 꾸며 달라는 요청을 받았는데 제 생각은 달랐어요. 오래 해 온 창극이나 판소리 한 대목으로 엮으면 편하고 쉽지만, 이번엔 청중을 먼저 생각했어요. 아내, 엄마가 되고 보니 저보다는 관객을 편하게 해드리고 싶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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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씨는 결혼과 출산을 겪으면서 ‘평생 공부’라는 판소리를 체화하는 경험을 했다. 심청전 중 심청의 생모 곽씨 부인이 유언하는 대목을 잠시 부르더니 금세 그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곽씨 부인이 갓 낳은 딸에게 마지막으로 ‘많이 먹어라’라고 하는 애절함이 그대로 와 닿더라고요. 소리꾼이 그 마음을 알고 부르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차이지요.”
대학을 졸업한 뒤 국립창극단 단원으로 12년간 쉼 없이 달려가느라 언제 봄이 왔다 갔는지도 몰랐다는 그는 올해만큼은 이 봄을 한껏 누릴 생각이다. “좋은 이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요리하는 마음으로 공연을 준비하고 있어요. 봄과 어울리는 따스한 정담과 음악을 나누고 싶습니다.” 20일 오후 8시, 21일 오후 3, 7시. 2만 원. 02-2280-4114∼6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