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택 유엔산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
세 나라를 방문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각국 정부의 산업, 무역, 해외 투자 유치 업무를 담당하는 고위 정책결정자 및 실무책임자, 기업인 등을 만났다. 특히 귀중한 체험은 이국에 정착해 수십 년을 살면서 그 나라를 사랑하고 그 나라를 위해 헌신하기로 작정한 많은 한국인들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많은 사람을 만나면서 각 나라가 경제 발전과 산업 발전을 최우선과제로 삼고 열심을 다하고 있다는 것, 이런 과정에서 각국이 한국으로부터 다양한 분야의 지원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여전히 아쉬웠던 점은 각 나라의 생활수준이 1960년대 한국의 모습에 머물러 있으며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를 통해 산업을 발전시키는 방법보다는 선진국의 무상원조에 대한 기대가 더 크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는 것이었다.
첫째는 한국으로부터의 인력 진출 가능성이다. 산업 발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들 국가는 특정 분야의 고급 기술인력 부족 사태를 호소하고 있었다. 인도와 싱가포르 등 외국에서 기술인력을 초청해 산업 현장에 투입한다면서 한국 우수 기술인력의 도입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많은 현장 경험을 축적하고도 경제 사정으로 조기 퇴직할 수밖에 없었던 한국의 퇴직한 우수 기술인력과 대학 졸업 후 취업난으로 사회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젊은이들이 3, 4명으로 팀을 이뤄 기술인력에 목말라하는 이들 개도국에 파견되면 어떨까.
둘째는 현지의 한국인을 활용하는 방안이다. 한국을 포함해 많은 선진국의 대(對)개도국 개발협력 사업의 큰 고민 중 하나가 프로젝트의 사후관리 문제다. 많은 인적 재정적 지원을 해서 완성한 프로젝트가 사후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몇 년 뒤 방치되거나 오히려 짐이 되는 사례를 수없이 보고 있다. 프로젝트 사후관리를 위해 현지에 정착해 있는 한국인을 활용하는 방안을 도입한다면 더욱 의미 있는 사업이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이 더 많은 자존감을 가질 자격이 있다는 점, 개도국 발전을 위해 보다 더 많은 힘을 기울여야 할 사명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방문하는 곳마다 한국은 이들 국가의 모델이었다. 이들은 한국을 가슴에 품고 한국처럼 될 수 있기를 열망하고 있다.
이수택 유엔산업개발기구 서울투자진흥사무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