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들이 줄줄이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국내 기업뿐 아니라 중국계인 MPC코리아홀딩스까지 전남 해남군에 복합화력발전소를 짓겠다고 나서는 등 외자(外資)기업들도 국내 발전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모습이다.
전력업계 관계자들은 수조 원의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발전사업에 기업들이 관심을 갖는 데 대해 “발전사업이 ‘결코 밑지지 않는’ 장사인 데다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큰 규모의 장이 서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몇 년 전부터 국내 전력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철마다 ‘블랙아웃’(대규모 동시정전) 위기가 반복되고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석탄발전소 대폭 확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석탄발전소는 액화천연가스(LNG)나 원자력발전소에 비해 건립기간이 짧고 건설비용도 싸다. 특히 올 들어 잇단 원전 사고로 고리원전 1호기 등 노후 원전 폐기론이 불거지고 있어 정부로서는 더 빨리 보완된 전력수급 대책을 내놓아야 하는 것도 석탄발전소 확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발전 시장을 민간기업에 본격 개방하기로 하면서 기업들은 발전사업자로 선정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특히 석탄발전은 통상 영업이익률이 50%에 이를 정도로 수지가 맞아 기업들의 관심이 크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한전은 민간 발전회사들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고정비와 연료비, 그리고 적정한 수익을 100% 보장해주도록 규정돼 있다”며 “발전 자회사들과 거래할 때는 가격을 깎지만 민간 발전사들과는 관련 규정이 없어 절충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민간 석탄발전사들은 1kWh의 전기를 생산하는 데 원료비가 67원밖에 들지 않는데도 한전에는 134원을 받고 전기를 팔고 있다는 게 한전의 분석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