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복원한 행궁에 아픈 역사 오롯이
노현균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 문화유산팀장이 2일 오전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 행궁 복원 현장에서 이곳에 얽힌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5년 넘게 이어져 온 복원사업은 막바지 작업을 마친 후 다음 달 24일 전면 개방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주말에 2만 명 안팎의 등산객이 몰리는 인기 산행코스이자 유원지로만 인식되던 이곳의 숨은 역사가 일반에 개방된다. 바로 남한산성 행궁이다. 10년이 넘는 복원공사 끝에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조선의 왕들이 걸었을 길이 500m의 행궁 돌담길도 탄생했다. 자연의 멋을 발끝으로 느끼고 역사의 아픔을 가슴으로 배우는 새로운 명품 길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 한 서린 역사의 길
2일 오전 막바지 복원공사가 한창인 행궁을 찾았다. 5년 넘게 복원사업을 맡고 있는 남한산성문화관광사업단의 노현균 문화유산팀장(건축학 박사, 문화재수리 기술자)이 안내를 맡았다. 행궁은 상궐과 하궐 좌전으로 구분돼 있다. 상궐은 임금의 처소, 하궐은 대신들과 함께 정사(政事)를 보던 곳이다. 좌전은 종묘(宗廟)를 모신 곳이다. 인조를 비롯해 숙종 영조 정조 철종 고종 등이 여주 이천 등지에 있는 선왕의 능을 찾을 때 이곳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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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팀장은 “비록 행궁에서 항전하다 끝내 항복했지만 그만큼 군사적 중요성이 입증된 셈”이라며 “신무기 훈련장소로 이곳을 선택할 만큼 조선 왕들이 애착을 가졌던 곳이다”라고 말했다. 2000년 시작한 행궁 복원 1단계 사업은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다음 달 24일 일반에 전면 개방된다.
○ 아기자기한 산성마을길
행궁 주변에 형성된 마을에는 5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대부분의 주민은 식당을 운영한다. 먹거리를 파는 곳이지만 대부분 한옥 형태의 건물들이다. 굳이 밥을 사먹지 않아도 식당을 구경하며 골목마다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반월정은 산성마을에서 유일하게 초기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기록에 따르면 1806년에 세워진 곳이다.
지하철 8호선 산성역에서 시내버스(9, 52번)를 타면 행궁과 산성마을까지 15분 정도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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