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에 앉아 몸을 웅크리고 있는 노인에게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려주자 갑자기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어 허리를 펴고 발과 어깨로 리듬을 타며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한다. 헨리 씨는 지난 10년간 ‘네’ 혹은 ‘아니오’밖에 대답하지 못했던 알츠하이머병 환자다.
미국 시사주간 타임 인터넷판은 알츠하이머병으로 의사소통이 거의 불가능했던 헨리 씨가 음악을 듣고 난 뒤 흥분된 모습으로 대화를 나누는 영상을 11일 소개했다.
헨리 씨에게 음악을 지속적으로 들려주던 어느 날 그는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신이 내게로 와서 이 음악을 주었고 세상이 노래 속으로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또 “캡 캘러웨이(1994년 사망한 미국 재즈가수)는 내게 최고의 뮤지션”이라고 말한 뒤 손짓을 해가며 스캣(의성어 혹은 음절을 흥얼거리는 즉흥 창법)으로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헨리 씨에게 들려준 음악은 딸이 어릴 적에 그가 많이 불러줬던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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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식 기자 j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