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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컨슈머 꼼짝마” 유통업계 대반격

입력 | 2012-04-10 03:00:00


 

 

현대백화점은 매장 안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수를 늘리기로 했다. 유명 브랜드 의류 디자인을 베낀 뒤 환불해 가는 ‘카피녀’와 상품이나 서비스에서 트집을 잡아 금품이나 보상을 요구하는 ‘블랙 컨슈머’에 강력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이들을 내버려둘 경우 판매사원의 근무 분위기는 물론이고 일반 고객의 쇼핑 분위기마저 해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9일 “임신부 폭행 관련 시비가 일었던 ‘채선당 사건’ 때 CCTV가 주요 증거물로 쓰이게 됐다는 데서 착안해 CCTV 추가 설치 관련 수요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CCTV는 평상시에는 백화점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사건 사고를 예방하고,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는 사건 해결을 위한 객관적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카피녀’가 사용하는 수법은 점점 복잡하고 정교해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이들이 ‘블랙 컨슈머’화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환불 과정에서 매장 직원들에게 고성을 지르거나 욕설을 하는 등 다른 고객들의 시선을 끌어 당황한 직원들이 순순히 요구사항을 들어주게 하는 ‘수법’을 주로 쓴다는 것. 현대백화점은 이들에 대한 대응책으로 지난달 말부터 ‘의류 디자인의 무단 도용과 관련된 환불은 안 된다’고 구체적으로 명시한 안내문을 매장 한가운데와 입구 등 눈에 띄는 곳에 내걸기 시작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영등포점 등 일부 점포에서 터무니없는 요구 사항을 제시하는 블랙 컨슈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브랜드 측에 환불 결정 관련 권한을 좀 더 많이 부여하고 있다. 종전에는 소비자의 요구는 웬만하면 수용해 줄 것을 브랜드 측에 요청해 왔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대응을 하는 고객들을 줄이기 위한 아이디어도 등장하고 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올 1월 고객상담실을 리뉴얼하면서 400∼500룩스였던 상담실 내 조명을 150룩스로 크게 낮췄다. 마음에 안정을 주는 아로마 방향제도 설치했다. 상담실 크기도 2.5배로 늘리고, 별도의 내실도 마련했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9월 고객 상담실 위치를 11층에서 4층으로 옮기면서 개별 상담이 가능한 ‘내실’을 별도로 마련했다. 상담실의 조명도 한층 온화한 빛으로 바꿨다. 또 1월부터는 본사 서비스혁신팀 주관으로 특별 TF(태스크포스)팀인 ‘불만처리위원회’를 열고 분쟁 발생 시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했다.

한편 채선당은 고객들로부터 불만이 제기될 경우 직원들이 당황하지 않고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응대 매뉴얼을 만들어 지난달 중순부터 각 점주에게 배포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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