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에 17점차 대역전… 66-64 꺾고 4승2패이상범 감독 ‘믿음 리더십’ 젊은 선수들 氣살려
“우리가 챔피언” 7위→8위→9위. 개막 전엔 누가 예상이나 했을까. 지난해까지 최근 3시즌 연속 하위권을 맴돌던 인삼공사가 창단 후 처음으로 프로농구 챔피언이 됐다. 6일 원주 치악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 6차전에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한 인삼공사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우승티셔츠를 입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원주=연합뉴스
이상범 감독
이날 인삼공사는 경기 한때 17점 차까지 뒤졌고 4쿼터 중반에도 9점 차의 열세를 보여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패기와 젊음으로 똘똘 뭉친 인삼공사 선수들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지친 동부를 상대로 다니엘스와 오세근의 골밑 공략을 앞세워 내리 9점을 꽂아 62-62로 동점을 이뤘다. 인삼공사의 뒷심은 더욱 매서워졌다. 이정현이 2점을 더 보탠 뒤 양희종이 24초 공격제한시간에 몰린 종료 9.6초 전 뱅크슛을 터뜨려 승리를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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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SBS 창단 멤버로 1992년 입단한 뒤 선수 코치로 21년째 한팀에 머물고 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긴 세월 동안 한우물을 판 이 감독은 프로 무대에서 선수와 코치로 경험하지 못한 챔피언의 감격을 사령탑으로 누렸다. “우승 순간 허구한 날 질 때 속이 터져 담배 피우고 소주 먹던 기억이 나더군요. 주위에서 손가락질해 외출도 못했거든요. 행복하고 운이 참 따랐어요. 선수들이 다 한 겁니다. 감독은 조연이에요.”
이 감독은 소통과 기본, 예의를 강조한다. “궂은일을 소홀히 하면 혼날 각오 해야 합니다. 귀 하나가 없어도 선배는 선배라는 말을 자주 해줘요. 오세근도 막내이니 물주전자를 들어야 해요.” 수훈 선수도 고참 김성철과 은희석을 꼽았다.
오랜 시간 바닥을 헤매다 우승을 향한 조합을 맞춘 인삼공사. 그 전성기는 이제부터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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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