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홍 기자
“인천의 재정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인 줄은 몰랐다”며 시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시가 일부러 재정난이 심각하다는 점을 부각해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으려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지역 오피니언 리더인 A 씨는 “시정 책임자의 안이한 대처가 문제다. 인천시민의 자존심은 완전히 무너졌다. 아시아경기를 반납하는 등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지역 언론은 인천의 대외신인도 하락을 우려했다. “누가 인천에 투자하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시 직원들의 분위기는 민망할 정도다. 일부는 타 지역에 사는 친지에게 안부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시 공무원 인터넷 대화방에 떠 있는 ‘체불 사태’에 대한 조회는 5일까지 1000회에 달했다. 한 직원은 “시가 그동안 재정위기의 책임을 안상수 전 인천시장에게 다 떠넘긴 것 아니냐”고 했고 다른 직원은 “전 시장을 탓하지 말고 당당하게 송영길 시장이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주문을 했다. “이런 때에 일부 시 산하기관에서 수억 원짜리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거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출신자를 고액 연봉을 주면서까지 대거 채용해야 하느냐”는 불만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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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의 재정위기는 남 탓 공방 때문에 해결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정난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수당 체불 보도가 나간 4일 송 시장은 예정대로 사흘간 휴가를 떠났다. 그가 매일 인천시 홈페이지에 올리는 시정일기도 3일자로 멈춰 있다. 인천 지역 섬에 머물고 있는 송 시장의 해법이 궁금하다.
박선홍 기자 su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