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깽이를 꽂아도 싹이 난다는 청명이다. 청명은 한식과 함께 온다. 대개 식목일과 겹치고 몇 년에 한 번은 하루 간격이다. 그래서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라는 속담도 있다. 청명은 화창한 봄기운을 맛볼 수 있는 날이고 한식은 조상의 산소를 살피고 찬음식을 먹는 날이다.
우리나라는 광복 후부터 줄곧 4월 5일을 식목일로 정했다. 국민 식수로 애림사상을 높이고 산지의 자원화를 위해 제정된 국가기념일이다. 청명과 한식, 식목일이 있는 4월은 밖으로 나가 자연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달이다.
온 산하가 아름답게 보이는 4월에 소홀히 해서는 안 될 또 하나의 과제가 있다. 화재예방 활동이다. 청명과 한식, 식목일을 전후로 대형 산불이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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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는 바람이 많이 불고 건조해서 불이 나기 쉽다. 성묘와 나들이 인파가 늘어나면서 산불 위험도 높아진다. 청명 한식이 낀 전후 일주일이 산불에 가장 취약하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산불은 인재(人災)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개 영농 준비 중 논두렁 태우기나 등산객에 의한 사소한 부주의로 발생한다. 식목일에 미래를 위한 희망의 나무를 심지만 그 희망이 불태워지는 것이다. 조심성 없는 작은 행동이 큰 산불의 도화선이 될 수 있고 가정과 사회, 나아가 국가적으로 엄청난 재난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식목일을 맞아 산불예방에 대한 의식을 일깨워야 할 것이다. 성묘객 등의 실화 예방을 위해 묘지 주변에 대한 반복 순찰을 강화하고 입산자는 화기물질을 갖고 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산림과 근접한 논두렁과 밭두렁 소각과 농산폐기물 소각행위를 집중적으로 단속하는 한편 마을 단위로 산불예방 홍보방송 및 산불 위험정보 웹서비스와 휴대전화 문자서비스도 제공해 경각심을 갖도록 해야 한다.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녹색성장의 기본인 산림을 지키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울창한 산림은 후손에게 물려줄 아름다운 자산이다.
서정수 농협안성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