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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세상/문현경]나트륨, 적게 먹자

입력 | 2012-03-28 03:00:00


문현경 단국대 교수 한국영양학회장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1일 ‘나트륨줄이기운동본부’ 발대식을 가졌다. 나트륨을 적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다고 전문가들이 계속 주장해 왔고, 정부까지 나선 것을 보면 나트륨을 많이 먹는 것이 문제인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나트륨은 나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흔히 무엇이든지 흑과 백으로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으면 간단하다. 그런데 우리 몸속에서 필요한 영양소의 경우 적절히 먹으면 좋고, 너무 적게 혹은 많이 먹으면 건강에 해롭다. 즉, 적절히 섭취했을 때만 좋다. 나트륨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 몸속에서의 나트륨 기능을 보면 조직과 체액의 주요 구성 성분으로 체액의 중성 유지를 위해 산과 염기가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 몸속 수분의 양도 조절하고 세포의 크기 조절, 신경 자극 전달 등 우리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하다. 그래서 부족하게 섭취하면 식욕 감퇴, 구토, 경련, 현기증 등이 생기고 심하면 생명을 잃게 된다.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땀으로 나트륨이 배출돼 부족할 수 있다. 그런 경우는 땡볕에 마라톤을 했거나 한여름 밭에서 오랜 시간 노동을 한 경우라면 몰라도 우리나라에서 일반인이 부족해지는 경우는 드물다.

반대로 오랫동안 나트륨을 과잉 섭취한 경우에는 고혈압과 부종이 나타난다. 모두들 한 번쯤은 자기 전에 짜게 먹고 아침에 부은 얼굴을 경험했을 것이다. 많은 연구에서 혈압이 높을수록 뇌중풍(뇌졸중), 심장병,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높아지고, 혈압이 높으면 신장의 모세혈관에 문제가 생겨 만성신부전 같은 신장 질환의 위험도 높아진다. 또한 나트륨이 필요 이상으로 많으면 우리 몸은 신장을 통해 내보내게 되는데 이때 칼슘이 함께 빠져나가 뼈엉성증(골다공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칼슘 섭취가 낮은 데다 수명은 길어져 뼈엉성증의 위험이 점점 높아지고 있어 심각한 문제다.

그렇다면 우리는 나트륨을 어떤 형태로 섭취하는가. 나트륨을 섭취하는 형태는 소금으로 먹는 것이 가장 많은데 소금은 40%가 나트륨이다. 소금은 아주 오래전에는 화폐로 쓰였을 만큼 귀한 것이었고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방부제로 우리 식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귀한 재료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여름에는 더워서 식품을 잘 보관해야 하고 겨울에는 긴 겨울 동안 채소를 먹기 위해 소금은 짠맛과 함께 방부제로서 훌륭한 역할을 해왔다.

소금은 짠맛을 제공하므로 우리가 사용하는 짠맛을 내는 많은 재료는 모두 소금이 많이 들어 있다. 각종 드레싱이나 소스, 간장, 된장, 고추장 등 여러 재료에 있다. 이런 양념류 이외에는 보통 식물성 식품에는 적게 들어 있고 동물성 식품에는 많이 들어 있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밥을 주로 많이 먹는 채식이 위주이고 동물성 식품은 적게 먹어 반찬으로 제공되는 것이 짜도 전체적인 소금 섭취량은 적었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는 간이 없는 밥은 적게 먹고 간간하게 맛을 낸 반찬과 고기는 많이 먹어 나트륨의 섭취량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보건기구나 한국영양학회에서 정한 하루 최대 섭취 권고량인 2000mg의 2.4배 이상 섭취하고 있어 부족증보다는 과잉 섭취로 인한 위험이 심각하다. 우리나라의 고혈압 유병률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국민 건강을 위해서는 나트륨 섭취 감소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우리는 짠맛에 길들여 있어 싱겁게 먹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짠맛의 선호도는 자라면서 배운 것이라고 한다. 모두 노력하면 다시 본래로 돌아가 싱겁게 먹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문현경 단국대 교수 한국영양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