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소셜커머스 ‘리빙소셜’의 에릭 아이크먼 최고운영책임자(COO)
세계 2위의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의 에릭 아이크먼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한국의 발전된 모바일 네트워크와 스마트폰 쇼핑이 세계 각국의 리빙소셜 지사에 좋은 교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티켓몬스터 제공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정보기술(IT)이 발전하면서 복잡한 유통 단계가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제품 가격도 내려갔다. 지난해부터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끈 이른바 ‘소셜커머스’는 이런 할인 경쟁을 확대하는 서비스였다. 동네 음식점과 미용실 같은 자영업까지 전자상거래의 대상이 된 것이다. 소셜커머스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달 말 기준으로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 상위 4개사의 월 거래액은 1000억 원대를 돌파했다.
하지만 아이크먼 COO는 이런 성취에도 불구하고 “제품 값을 낮추는 것보다 중요한 건 같은 값이라면 차별화되고 독특한 경험을 편리하게 즐길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종의 공동구매 형식으로 제품 값을 낮추는 것에만 집중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오히려 “같은 제품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쇼핑 큐레이션’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이크먼 COO는 “때로는 상인들을 설득해 제품을 바꾸기도 한다”며 미국 워싱턴의 PS7이라는 유명한 레스토랑의 예를 들었다. 원래 이 식당에서는 1인당 약 50달러(약 5만6500원)는 내야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리빙소셜이 식당 측을 설득해서 표준화된 코스를 개발했다는 것이다. 당시 PS7에서는 총 6가지 코스요리를 반값인 25달러에 팔았다. 아이크먼 COO는 “이런 코스요리가 앞으로 식당을 프랜차이즈 형태로 확장할 때 사용할 일종의 ‘표준 메뉴’가 될 것이라는 논리로 식당 측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런 방향은 소비자만이 아니라 상인들에게도 이익이 된다. 작은 자영업자들이 투자 부담 때문에 미처 마련하지 못했던 값비싼 시스템을 소셜커머스 업체를 통해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리빙소셜은 동네 식당을 위해 온라인 예약시스템을 만들어주고 스마트폰 예약도 받을 수 있게 해준다. 그는 “리빙소셜 가맹점이 된다면 동네 식당도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처럼 스마트폰 앱이나 웹사이트로 예약을 받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크먼 COO는 “식당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메뉴를 만들라고 조언하거나 온라인 예약 시스템을 갖추도록 자영업자를 설득하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며 “소셜커머스 업체는 상인과 소비자 사이에서 쇼핑 경험을 새롭게 만드는 쇼핑 큐레이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