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오해 받으며 장비 지고 날랐다”
누리꾼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측정해가며 통신사별 전국 LTE 접속 가능 지역을 표시한 ‘LTE 대동여지도’. 세티즌 제공
LG유플러스는 29일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전국 통신망 구축 완료를 선언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 직원이 인천 옹진군 덕적도 부두에서 LTE의 통화 품질을 테스트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1월 말 저녁시간. 통신망을 점검하던 김태정 LG유플러스 인천ENG팀 차장의 가슴팍에 경계병의 총구가 와 닿았다. 조금만 더 점검한다고 철수 예정 시간인 오후 6시를 몇 분 넘긴 게 화근이었다. 백령도의 해병대원에게 이상한 장비를 손에 든 민간인은 수상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LG유플러스가 지난해 7월 1일 첫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 주파수를 송출한 이래 약 9개월 만에 LTE 전국망을 완성했다. 서해5도와 국토 최남단 마라도 등 도서지역까지 LTE 전파가 도달하게 됐다. 29일에는 이상철 부회장이 직접 전국망 구축 완료를 공식 선언할 예정이다. 5개 통신사가 난립하며 치열하게 경쟁했던 1997년의 개인휴대전화(PCS) 전국망 구축(1년)보다도 3개월 빨리 이룬 결과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은 이 기간에 차가 못 다니는 산길에 쇳덩이인 통신장비를 짊어지고 올랐고 군사지역에 기지국을 설치하다 간첩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아가며 공사를 서둘렀다.
그래서 이 회사는 LTE에 모든 걸 걸었다. 공사도 앞당겼고 투자도 과감하게 했다. 그동안 경쟁사인 KT는 2세대(2G) 통신망 종료가 지연되면서 LTE 시작이 늦었고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인수로 투자 여력이 부족해 LG유플러스처럼 과감하게 돈을 쓰지 못했다.
파격적인 서비스도 함께 내놓았다. 경쟁사보다 같은 값에 데이터를 두 배 쓸 수 있게 했고 하반기에는 통화료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LTE망을 통한 음성통화(VoLTE)’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LG유플러스가 LTE 전국망을 세계 최초로 완성하면서 정보기술(IT) 강국의 자존심을 세웠고 내부적으로는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큰 성과”라며 “LTE 1등에 만족할 수는 없고 이제 시작일 뿐이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 SKT “우린 서비스 차별화… 月 2만원 포인트로 사용” ▼
SK텔레콤은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LTE 서비스 차별화 계획’을 27일 밝혔다.
또 SK텔레콤은 넥슨모바일과 네오위즈인터넷, NHN 등 국내 주요 게임사와 제휴해 SK텔레콤 가입자가 인기 모바일 게임을 다른 통신사 고객보다 먼저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데이터 제공량도 월 6만2000원 요금제의 경우 기존의 3GB(기가바이트)에서 5GB로 늘렸다.
이 제공량을 초과해서 데이터통화를 쓸 때에는 최대 1만8000원까지만 초과요금이 나오도록 하는 ‘초과요금 상한제’도 함께 도입됐다. 월 6만2000원 요금제 가입자라면 아무리 데이터를 써도 월 8만 원 이상은 나오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다만 음성통화 요금이 초과되는 경우에는 상한선 없이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한편 1만8000원어치 이상 데이터를 쓰게 되면 추가요금은 내지 않지만 인터넷 접속 속도가 크게 떨어져 고화질(HD) 동영상 등은 볼 수 없게 된다. 하지만 일반적인 인터넷 검색이나 e메일 사용에는 지장이 없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