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의 감각적 디자인·감성, 시계에 적용해 출시 ‘명품 마케팅’
(왼쪽부터) 페라리 비거뱅 투르비용, 부가티 수퍼 스포츠, 벤틀리 GMT
명품 시계 브랜드들은 이런 점 때문에 값비싼 자동차 브랜드들과 손잡고 한정판 마케팅을 벌여왔다. VIP 중에서도 0.1%만을 겨냥한 이 마케팅은 시계 브랜들에게 성공을 보장할 만큼 주요한 판매수단이 됐다.
2003년부터 자동차의 명가 벤틀리와 합작해서 시계를 만들어온 브라이틀링은 올해도 베스트셀러 ‘벤틀리 GMT’ 모델의 신제품을 내놨다. 벤틀리 GMT V8은 전 세계에 250개만 한정 수량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신차 벤틀리 ‘콘티넨털 GT’의 신형 V8 엔진처럼 강력한 기능을 넣었다는 의미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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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나온 모델이지만 시계와 자동차 커플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로 파르미자니를 꼽을 수 있다. 파르미자니는 시속 324km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자동차’인 부가티 베이런의 엔진을 빼닮은 ‘부가티 수퍼 스포츠’를 내놓기도 했다. 파르미자니의 창업자인 미셸 파르미자니가 부가티 베이런과 만났을 때의 강렬함을 기념하기 위해 2004년 내놓은 시계가 모태다. 수평으로 눕혀야 할 무브먼트(시계를 움직이는 기계식 동력장치)를 직각으로 세운 것이 특징이다. 처음엔 다들 ‘뭐 이런 시계가 다 있냐’는 반응이었지만 파르미자니만의 기술력이 있기에 가능한 도전이었다.
페라리와 위블로도 커플로 맺어졌다. 지난해 페라리의 중국 진출 20주년을 기념해 명품 시계 업계 ‘떠오르는 별’로 꼽히는 위블로가 ‘페라리 비거뱅 투르비용’을 내놓았다. 3억 원이 넘는 고가 모델이었지만 국내에서도 이미 한 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페라리 국내 공식수입사인 FMK 관계자는 “페라리는 기술력이나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업체와는 협업하지 않는다”며 “위블로 특유의 스포티한 디자인이 페라리와 잘 맞았다”고 말했다.
경주대회와 협업한 시계 브랜드도 있다. 명품치고는 ‘겸손한 가격’ 덕분에 최근 시계업계에서 떠오르는 ‘프레데리크 콩스탕’이 그것. 이 브랜드의 철학은 ‘누구나 고급 시계를 가질 권리와 전통적인 아름다움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20대 초반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를 아우르는 클래식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스위스 바젤에서 선보인 ‘2012 빈티지 랠리 컬렉션’은 멕시코에서 열리는 ‘라 카레라 파나메리카나’ 클래식 자동차 랠리를 후원하며 탄생한 한정판 제품이다. 라 카레라 파나메리카나는 1950년 시작된 세계적인 랠리로 장장 5일간 멕시코를 가로지르며 3300km의 거리를 완주해야 하는 대장정이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