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은 시들, 원유는 강세
금 펀드는 최근 3년 동안 높은 수익률로 인기를 끌었다. 3년간 금 펀드들의 평균 수익률은 60.95%에 이른다. 이런 기세는 올 들어 한 풀 꺾였다.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최근 한 달간 금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보였다. 반면 국제 원유가격의 가파른 상승세 덕분에 원유에 투자하는 펀드는 선전을 펼치고 있다.
20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원유 관련 펀드들의 16일 기준 최근 1개월 평균 수익률은 4.46%였다. 같은 기간 금 펀드들의 수익률은 ―3.83%였다. 3개월 수익률에서도 원유가 금을 압도했다. 최근 3개월 동안 원유 펀드 평균 수익률은 10.57%이었지만 금 펀드는 6.30%였다. 개별 원유 펀드를 살펴보면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 1’의 3개월 수익률은 10.9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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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펀드 수익률이 내림세를 보인 것은 국제 금 선물가격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 값은 지난해 4분기부터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돼 미국 국채로 돈이 몰리면서 하락하기 시작했다.
2011년 10월 미국 원자재선물거래위원회가 승인한 원자재 선물거래 제한 조치도 금값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2월 말 대비 6.72% 떨어진 31.1g(1온스)당 1666.90달러였다. 지난해 8월 22일 1904.00달러와 비교하면 12.45% 떨어졌다.
금값과 대조적으로 국제 유가는 이란 리스크 탓에 꾸준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19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8.09달러로 올 들어 최고였던 2월 24일의 109.77달러에 다가서고 있다. 이는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컸던 지난해 10월 4일 75.67달러에 비해 42.84%나 오른 값이다.
○ “금값 강세로 돌아설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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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현기 대신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큰 만큼 집중투자가 아닌 분산투자 차원에서 원유 펀드에 투자해야 한다”며 “유전 개발업체에 투자하는 펀드인지, WTI지수에 연동되는 펀드인지도 잘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금값에 대해서도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금 펀드에 투자 중이라면 지나치게 낙심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임병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면서 돈을 많이 풀 것으로 보여 금값이 강세를 띨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국제 은값은 지난해 말 온스 당 27.88달러에서 2월 28일 37.14달러까지 치솟았다. 두 달 새 33.21% 급등하며 금이나 원유 등 다른 상품을 압도했다. 이런 상승세에 힘입어 은 관련 펀드도 주목을 받고 있다.
국내 유일의 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은선물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은-파생형]’의 올해 수익률은 16일 기준으로 18.37%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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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