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 감독 히든카드 성공… 최다 26득점KCC 왓킨스 부진에 눈물… 벼랑끝에 몰려
유 감독은 9일 전주에서 계속된 KCC와의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그때의 선택에 후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함지훈과 양동근, 외국인선수 테렌스 레더가 손발을 맞추기 바쁜데 느슨하게 경기할 여유가 없었다”며 “쉽게 가는 것보다는 상대를 연구해 정면승부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유 감독은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 6강 상대로 유력한 KCC를 염두에 두고 협력 수비를 가다듬는 등 치밀한 준비를 했다.
1차전을 91-65 대승으로 이끈 유 감독의 정공법은 2차전에서도 통했다. 모비스는 KCC를 76-68로 꺾고 적지에서 2연승을 거두며 4강 진출에 1승만을 남겨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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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쪽으로 분위기를 바꾼 건 ‘히든카드’ 박구영이었다. 박구영은 1차전에서 전태풍의 부상 공백으로 스피드가 떨어진 KCC의 외곽을 공략해 12득점(7어시스트)하는 깜짝 활약을 펼쳤다. 박구영은 이날도 3쿼터 고비 때마다 3점슛 3개를 성공시키며 53-46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박구영 양동근 등 가드 2명을 활용해 KCC의 장신 숲을 공략하겠다는 유 감독의 전략이 두 경기 연속 적중한 것이다.
모비스는 4쿼터 들어 자밀 왓킨스와 임재현이 5반칙으로 퇴장당해 동력을 상실한 KCC를 끝까지 몰아붙이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구영은 3점슛 6개 등 26득점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레더도 26득점 9리바운드로 힘을 보탰다. 유 감독은 경기 직후 “3연승으로 끝내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KCC는 하승진이 22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왓킨스(11득점)의 부진이 아쉬웠다. 3차전은 11일 울산에서 열린다.
전주=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