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정치부 차장
2004년 총선 때는 새누리당의 강세(强勢) 지역구인 경기 수원정(영통)에 출마해 당선됐고, 2008년 총선에서도 이겼다.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해 본선에 나가지는 못했지만 2010년 6·2지방선거 때는 민주통합당의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됐다. 지난해 5월 12일엔 원내대표로 선출돼 지금까지 당의 원내사령탑으로 일하고 있다. 김진표 원내대표 얘기다.
민주당의 탈도 많고 말도 많은 공천 과정을 죽 지켜보면서 김 원내대표를 여러 번 떠올렸다. 이유는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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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정체성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맨 처음부터 거론된 이가 김 원내대표다. 공심위가 정체성을 문제 삼아 그의 불출마를 한 대표에게 요청했다는 소문이 돌더니 문성근 최고위원은 내놓고 부적격론을 폈다. 당내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문제에 미지근했잖아…”란 얘기가 돌았다. 협상파의 면모를 보여준 게 ‘화근’이란 얘기였다.
소문은 점점 신빙성을 더해갔다. 2월 17일 수도권 후보자 면접 심사 때는 그의 지역구만 빠져 나중에 심사가 이뤄졌다. 김 원내대표의 공천 사실은 6일 ‘5차 발표’에 끼워 넣듯이 간신히 포함됐다. 공천자 명단과 공천사유를 담은 보도자료에는 달랑 ‘수원정, 김진표 단수합의’라고만 적혔다. 마지못해 공천했다는 식이다. 다른 최고위원이나 핵심 당직을 맡고 있는 386 인사들 이름 옆에 ‘현격한 경쟁력 차이’라는 거창한 사유가 적힌 것과도 눈에 띄게 달랐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요직이란 요직을 거치고, 당 경기지사 후보를 거쳐 현재도 원내대표인 그는 정말 민주당의 정체성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일까. 그렇다면 그를 중용한 김대중 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은 사람 보는 눈이 없었던 것일까. 그의 지시에 따라 움직여왔고, 움직이고 있는 88명(김 원내대표 제외)의 의원은 또 어떤 사람들일까.
생각할수록 궁금해진다. 강철규 위원장이 그토록 강조한 정체성의 정체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판단을 잘못해 추진한 한미 FTA는 폐기해야 한다”는 촛불시위 세력이나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의 주장이 민주당의 정체성일까, 아니면 각종 비리 혐의로 기소가 되거나 재판이 진행돼도 ‘아무 문제 없다’고 뭉개는 것이 민주당의 정체성일까. 강 위원장은 정치자금법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유죄가 확정됐던 임종석 사무총장, 이부영 전 의원에게는 ‘적격’ 판정을 내렸다. 그에게 질문을 던져본다. “민주당의 정체성은 무엇이냐”고…. 과연 어떤 답안을 내놓을까.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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