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무난한 조 편성을 받았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항상 어려움이 따랐던 중동 원정에 대한 대비책 등을 철저하게 마련해야한다. 스포츠동아DB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상대를 낱낱이 해부하는 일만 남았다. 현대축구는 정보전이다. 적에 대해 많이 아는 만큼 전쟁에서 승리할 확률이 높아진다. 특히 이번에도 중동 원정이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과 카타르, 레바논 등 3차례나 ‘죽음의 땅’ 중동으로 떠나야 한다. 부담스런 중동 원정일수록 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네쿠남·카리미 건재…한국과 전적 9승7무9패 팽팽
● 이란= A조에서 가장 까다로운 상대다. 한국과 역대전적도 9승7무9패로 팽팽하다. 특히 고지대에 위치한 이란의 홈구장인 아자디 스타디움은 10만 관중이 내 지르는 소음으로 악명이 높다. 한국은 2010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때도 이란과 같은 조였다. 2경기 모두 0-1로 뒤지다가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당시 박지성과 지옥 논쟁을 벌였던 네쿠남이 여전히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다.
가장 최근 대결은 2011년 1월 카타르 아시안 컵 8강전. 윤빛가람의 결승골로 한국이 1-0으로 승리했다.
北·日 잡은 신흥강국…게인리히 등 지한파 대거 포진
● 우즈베키스탄= 아시아의 떠오르는 신흥 강국이다. 일본, 북한과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 E조에 속해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1994년 아시아축구연맹(AFC)에 가입한 뒤 4차례 월드컵에서 모두 최종예선에 올랐지만 본선 경험은 아직 없다. 우즈벡과 한 조에 속한 게 한국 입장에서는 내심 반갑다. 한국은 전통적으로 우즈벡에 강했다. 역대 전적 7승1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유일한 패배가 첫 대결이었던 1994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준결승전이었다. 이후 8번 싸워 한 번도 지지 않았다. 최종예선에서도 4번 만나 3승1무로 패배가 없다. 최근에도 한국은 우즈벡을 가볍게 눌렀다. 최강희 감독 데뷔전이었던 2월 전주 평가전에서 4-2 대승을 거뒀다. 특이한 점은 우즈벡 내 지한파들이다. 제파로프와 게인리히, 카파제 등 전현직 K리거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신경쓰이는 오일머니…남미출신 귀화 선수들 경계령
안방 강자…작년 태극전사에 ‘레바논 쇼크’ 안기기도
● 레바논= 한국 입장에서는 설욕의 기회다. 한국은 레바논과 3차 예선에서도 한 조에 속했다. 작년 9월 홈경기에서는 6-0으로 크게 이겼지만 그해 11월 원정에서 1-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전임 조광래 감독이 경질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경기였다. 당시 레바논 관중들은 레이저 빔으로 한국 선수들의 플레이를 방해하는 등 극성스런 모습을 보였다. 레바논은 홈에서는 강하지만 원정에는 유독 약하다. 3차 예선 때도 홈에서는 2승1무였지만 원정은 1승2패로 초라했다. 한국은 레바논과 홈경기 때는 반드시 승점 3을 쌓아야 한다. 독일 출신 테오 부커 감독이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새로운 팀으로 거듭났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팀 조직력과 전술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허를 찌르는 능력도 탁월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