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민철 투수코치(왼쪽)가 동기생 박찬호의 캐치볼을 지켜보고 있다. 정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획일적 스케줄 대신 개인별 자율훈련을 강조한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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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스스로 피칭 일정 조정…집중도 높아
“스프링캠프에 고된 노동을 하러 온 것이 아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의 지론이다.
FA로 한화에 새 둥지를 튼 송신영은 “정 코치님의 스프링캠프 투수운용법에 놀랐다”고 했다. “다른 팀들은 나흘 훈련에 하루 휴식이면, 나흘간 모든 투수들이 똑같은 일정을 소화한다. 예를 들어 이틀간 피칭한 뒤 하루를 거르고, 또 다음날 피칭하는 식이다. 하지만 한화는 나흘간의 피칭 일정을 투수가 스스로 구상하고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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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코치는 “감독님이 전적으로 신뢰해주시기 때문에 가능한 방식이다. 투수별로 언제 라이브피칭에 들어가는지, 캠프 기간 동안 총 투구수는 얼마인지만 결정해준다”고 전제를 달았다. 이는 정 코치가 요미우리에 몸담았던 시절, 지금은 타계한 미야타 투수코치의 매뉴얼이었다. 강압적 방식을 고수하기보다는, 던지고자 하는 자신의 의지가 충만할 때 마운드에 서야 훈련의 집중도가 높다는 것이다.
정 코치의 자율적 훈련방식은 성과를 보고 있다. 최소한 무리한 투구로 낙오자가 발생한 경우는 없다는 평이다. 박찬호는 “하루 휴식은 전날 많이 던졌기 때문에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날 더 잘 던지기 위한 준비다. 하지만 어린 선수들은 그 점을 잘 모르는 경우가 있다. 정 코치가 ‘투수들이 자신의 몸 관리법을 스스로 터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런 방식을 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키나와(일본)|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