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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문태종 쇼!

입력 | 2012-03-09 03:00:00

고비마다 펑펑 34점… 전자랜드 6강PO 선승
자유투 1위 KT 조성민 ‘끝내기 자유투’ 실패




“왜 하필 이런 때….”

KT 전창진 감독은 최근 전자제품 유통전문점 전자랜드의 매각설이 불거진 데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8일 부산에서 열린 전자랜드 농구단과의 6강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만났을 때였다. 모기업의 운명이 어찌 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 전자랜드 선수단의 정신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전자랜드 이익수 단장은 “적대적인 인수합병(M&A) 얘기는 예전부터 나왔다. 그래도 선수단이 혹시 동요할지 몰라 유도훈 감독에게 아무 걱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2003년 SK텔레콤으로부터 농구단을 인수한 전자랜드는 SK네트웍스를 비롯한 몇 군데 기업이 인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수선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전자랜드의 원정 응원단은 손으로 셀 수 있을 만큼 적었다.

하지만 코트에서 전자랜드는 연장까지 치르는 접전 끝에 81-79의 짜릿한 2점 차 승리를 거뒀다. 문태종이 해결사였다. 40분 23초를 뛰며 양 팀 최다인 34점을 퍼부은 문태종은 “정규 시즌 막판 아꼈던 체력을 오늘 초반부터 쏟아 부었는데 결과가 좋았다”며 기뻐했다. 전자랜드 허버트 힐도 29득점, 11리바운드로 골밑을 지켰다.

유 감독은 정규 시즌 맞대결에서 4승 2패로 우위를 보인 3위 KT를 만나려고 일부러 6위까지 순위를 끌어내렸다는 의혹을 샀다. 이날 승리로 유 감독의 파트너 고르기는 일단 적중했다. 유 감독은 “KT를 맞아 전반엔 안 좋다가 후반에 뒤집는 패턴이 되풀이됐다. 강혁이 처음 조성민을 맡았는데 잘 막았다”고 승인을 밝혔다. 2차전은 10일 부산에서 계속된다.

시즌 내내 전창진 감독의 속을 태웠던 KT 찰스 로드는 45분을 뛰며 26점을 넣었지만 결정적인 실책을 쏟아 내거나 슛 기회를 놓쳐 코칭스태프의 애를 태웠다. KT는 16점으로 활약하던 박상오가 4쿼터 중반 5반칙으로 물러난 것도 아쉬웠다.

조성민(11득점)이 1점 뒤진 4쿼터 종료 1.6초 전 자유투를 얻을 때만 해도 승운이 KT로 넘어간 줄 알았다. 조성민은 정규 시즌에 자유투 성공률이 유일하게 90%를 넘기며 92.25%로 1위를 차지했다. 6000명 가까운 KT 홈팬이 일제히 일어선 가운데 조성민은 첫 번째 자유투를 넣었지만 두 번째를 놓치며 70-70 동점으로 4쿼터를 마쳤다. 연장전은 ‘문태종 타임’이었다. 문태종은 2점 앞선 상황에서 KT 조동현의 골밑 공격을 블록슛한 데 이어 연속 4득점으로 종료 1분 6초 전 81-77을 만들며 승리를 이끌었다.

부산=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