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 팔아 결혼자금 쓰려다 말리는 모친-외조모 살해
강원 고성경찰서는 4일 본인 명의로 된 논을 파는 데 반대한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손모 씨(42)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손 씨는 3일 오전 11시경 강원 고성군 간성읍 자신의 집 부엌에서 점심식사를 준비하던 어머니 박모 씨(68)를 목 졸라 살해한 뒤 곧바로 방에 있던 외할머니 김모 씨(83)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범행 당시 손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때마침 어머니에게 안부전화를 해 온 누나에게 “외할머니와 어머니를 보내드렸다. 땅 문제는 끝났다”고 한 뒤 달아났다.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에 잠복해 있다가 이튿날 오전 1시 10분경 집으로 돌아온 손 씨를 붙잡았다. 손 씨는 검거 직전 손목에 자해를 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경찰 조사 결과 미혼인 손 씨는 외할머니, 어머니와 한집에서 생활하며 농사를 지었다. 그는 유산으로 물려받은 돈으로 2년 전 구입한 자신 명의의 논 5300m²(약 1600평·1억여 원 상당)를 최근 팔려고 했지만 가족들이 반대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손 씨는 경찰 조사에서 “논을 팔아 결혼자금 등으로 쓰려고 했는데 어머니 등 가족들이 ‘그냥 농사나 짓고 살자’고 만류해 술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가족들은 손 씨가 평소 자주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린 데다 자금 관리 능력도 없어 땅을 팔아 흥청망청 쓸 까봐 반대를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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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