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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살려주고 나머지 치려는 것 아니냐” 떨고있는 친이

입력 | 2012-02-29 03:00:00


“이재오는 (공천에서) 겨우 살아남았지만….”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역할을 하는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이 27일 4·11총선 공천 1차 발표 과정에서 우여곡절 끝에 살아남았지만 친이계 의원 사이에선 오히려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한때 정권의 2인자였던 이 의원의 운명이 한나절 동안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본 상당수 친이계 의원들이 “이번 공천에서 살아남기 쉽지 않겠다”는 점을 실감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이 의원은 측근 의원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지만 착잡한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측근들에게 자신에 대해선 ‘일절 함구’를 당부했다고 한다. 중앙정치와는 멀찍이 떨어져 서울 은평을 지역구에서 ‘나홀로 선거 운동’을 해서 2010년 재선거 때처럼 살아 돌아오겠다는 것이다.

이런 이 의원에 대해 일부 친이 의원은 “혼자만 살겠다는 것이냐”는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2008년 총선에서 친이계가 공천권을 쥐었을 때는 친박(친박근혜)계의 대표격으로 강창희 전 의원 등이 공천 과정에 참여해 친박 측의 의견을 전달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역할을 하는 친이 중진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이며 친이계의 다른 한 축이었던 이상득 의원은 사실상 정계은퇴를 선언한 상황이어서 더욱 움직일 공간이 없다. 그 역시 27일 측근 의원들과 만찬을 했지만 공천 문제에 대해선 말을 아낀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계 중진인 안상수 전 대표와 최병국 의원은 공천이 보류되면서 당장 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채널A 영상] 김종인 “이재오 공천 보느니 사퇴하겠다” 비대위 휘청휘청

○ 시스템 학살?


친이 의원들 사이엔 “(당 주류가) 지역에서 경쟁력이 있는 이재오 정두언 등만 살려줘 포용의 모양새만 갖추고 나머지 친이 초·재선 의원들은 죽이려는 거 아니냐”는 의심 섞인 시각이 있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5%를 공천 배제하는 새로운 공천 기준만 적용해도 수도권에서 상당수 친이 의원들은 탈락한다. 수도권에선 대부분의 현역이 친이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한 친이계 의원은 “특정인을 찍어 무리하게 낙천시키지 않고 그냥 ‘룰’대로만 해도 상당수 친이 의원들은 ‘시스템 학살’을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전략공천지역이 친이계 인사들의 출마 지역을 중심으로 선정됐다는 의심스러운 시각도 있다. 이 대통령의 ‘입’이었던 이동관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이 출마한 서울 종로와 김해진 전 특임차관, 박선규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나간 서울 양천갑이 전략공천지역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종로에는 친박계 중진인 홍사덕 의원이나 홍준표 전 대표를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주변에 “(현 지역구지만 공천 신청을 하지 않은) 동대문을 지역 인근인 종로로 나가면 동대문 주민들이 뭐라고 하겠느냐”며 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대문을 역시 전략공천지역으로 정해졌다. 당내에선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한 홍 전 대표를 다시 이곳에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홍 전 대표도 “당에서 나가라면 다시 동대문을에 나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김문수 “이재오 공천 반대한 비대위원들 문제”


17대 총선 한나라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김문수 경기지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재오 공천에 반대한 비상대책위원들은 문제 있는 사람들”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지사는 “전통적 지지층에 새로운 지지층과 우호세력을 합쳐내는 게 선거이고 공천 과정인데 지금은 자꾸 누구를 밀어내자고 한다. 그러면 합칠 사람은 누구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같은 사람과도 최대한 합칠 노력을 해야 되지 않느냐”고 당 지도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 “이준석 비대위원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를 가장 존경한다’면서 왜 새누리당에 있느냐” “김종인 비대위원은 민주당 의원이었는데 누구를 심판한다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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