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 찍어 안 넘어갔다고 포기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럼 스무 번 찍어도 꿈쩍을 안 하면 어떻게 될까. 아마 진이 빠져 관두고 싶은 마음이 절로 날 거다.
24일 연고지 부산에서 오리온스와 맞붙은 KT 전창진 감독은 여러 차례 ‘도끼’를 집어던지고 싶은 표정을 지었다. 이날 KT는 3쿼터까지 줄곧 앞서던 오리온스를 1, 2점 차 또는 동점까지 줄기차게 추격하며 압박했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전세를 뒤집을 만하면 결정적인 실수가 쏟아졌다. 분위기를 되살릴 흐름이 번번이 끊기면서 전 감독은 수시로 벤치에 앉아 한숨만 토해냈다.
KT의 자멸에 편승한 오리온스는 84-72로 이겨 시즌 첫 2연승이자 부산에서 4년여 만의 승리를 거뒀다. 오리온스는 KT와의 부산 방문경기에 2008년 2월 22일 이후 11연패에 빠져 있었다. 오리온스 신인 최진수는 67%의 높은 야투 성공률을 앞세워 24점을 터뜨렸다. 크리스 윌리엄스도 후반에만 23점을 집중시키며 29점을 퍼부었다.
창원에서 홈팀 LG는 71-71 동점이던 종료 4초 전 마지막 공격에 들어간 뒤 애런 헤인즈가 극적인 버저비터를 성공시켜 73-71로 이겼다. 헤인즈(29득점)와 변현수는 51점을 합작했다. LG는 20승 32패로 단독 7위가 됐고 8위 오리온스(19승 32패), 9위 SK(18승 33패)가 그 뒤를 이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