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롭고 괴로운만큼 음악에 더 빠져요”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이후 긴 공백기를 보낸 존 박은 “잊히길 바랐어요. 새로운 인정을 받고 싶어서. 이번이 정말 진짜 시작이니까”라고 말했다. 뮤직팜 제공
2010년 10월 ‘슈퍼스타K 2’에서 그는 2위를 차지했다. 시청률 19.4%로 국민적 관심이 쏟아진 허각과의 최종 결선에서 졌지만 준수한 외모와 가창력으로 여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예기획사들의 영입 제의가 쏟아졌다. 연기자 겸 가수로 데뷔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오디션 동기인 허각과 장재인, 김지수가 잇따라 대중의 관심 속에 데뷔했다.
그러나 존 박의 소식은 잘 들리지 않았다. 지난해 4월 김동률과 이적이 소속된 가요제작사에 들어갔다. 침묵은 길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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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갛게 충혈된 눈으로 존 박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냈고, 22일 발매하는 5곡 미니앨범 ‘노크’의 타이틀곡을 플레이시켰다. “정말 괴로웠지만 다행히 나쁜 생각까지는 하지 않았어요.”
‘까맣게 번지는 하늘 위에서/한없이 추락하는 날 보고만 있네요/이런 날 잡아주세요.’(폴링)
세련된 악곡과 도회적인 목소리에 묻혀 흘려보낼 뻔한 절박한 가사는 휴대전화가 아닌 존 박의 다문 입에서 흘러나오는 듯했다. 영국의 실력파 솔펑크 밴드 마마스건의 리더 앤디 플래츠에게서 받은 곡에 존 박이 가사를 붙였다. “폴링엔 사랑에 빠진다는 의미와 추락한다는 뜻을 동시에 담았어요. 혼자라는 괴로움을 통해 외려 음악에 깊이 빠져든다는 내용이죠.”
나머지 4곡 중 3곡은 김동률이 작사 작곡했다. 현악과 피아노가 줄기를 이룬 치밀하고 세련된 편곡이 ‘김동률표’다. 솔 창법을 기반으로 한 존 박의 보컬은 안경 벗은 김동률을 대하듯 밀도가 높다. 특히 블루스의 템포 위에 재즈적 화성을 입힌 ‘이게 아닌데’는 김동률의 ‘취중진담’을 떠오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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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박은 “여전히 많이 외롭고 괴롭지만 그만큼 음악에 더욱 빠져들고 있다”고 했다.
“오디션 프로를 끝내고는 ‘뭘 해야 사람들이 좋아할까’란 고민이 많았어요. 그건… 아니었죠. 제가 정말 하고 싶은 게 뭔지 많은 분들이 모르셨던 것 같아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저는 뮤지션이 되기로 했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