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높아진 실손보험료 “인상”손해율 줄어든 車보험료는 “유지”
17일 금융감독원과 손보업계에 따르면 보험 가입자가 병원 치료비로 지급한 돈의 90%까지 보상해주는 실손보험의 손해율(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급액 비율)은 2011년 기준 127%로 2010년보다 4%포인트 높아졌다. 손해율이 100%를 넘으면 보험료 수입보다 가입자에게 준 보험금이 더 많다는 뜻이다. 이 비율은 2008년 100%대를 넘어선 뒤 2009년 118%, 2010년 123% 등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늘어난 것은 치료비 지급비율이 100%에서 90%로 낮아지기 전에 가입한 일부 고객들이 가벼운 증상에도 응급실을 찾거나 입원을 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지급비율이 90%인 상품에 가입한 고객 중에도 치료비 부담이 적어 병원을 비정상적으로 자주 찾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손보사들은 2012년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부터 실손보험료를 올릴 예정이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내부 분석 결과 20% 이상 인상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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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손보사들이 보험료를 다소 내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작년 9월 손해율이 74.1%로 전월보다 1%포인트 남짓 떨어졌을 때만 해도 손보사들이 “한파 때 손해율이 치솟을 수 있다”며 보험료 인하를 보류했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다. 하지만 손보사들은 차보험 부문에서 여전히 큰 폭의 적자가 나고 있다며 보험료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한 손보사의 마케팅 담당 임원은 “일시적 요인으로 낮아진 손해율만을 근거로 보험료를 내리면 자금 여력이 부족한 중소형사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