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피니티 QX56
풀사이즈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지향하는 QX56은 존재감부터 거대했다. 앞에서 이 차를 보고 있으면 보는 사람이 주눅 들 정도다. 5.2m에 달하는 길이, 2m가 넘는 폭은 도로에서 차로를 꽉 채운다. 7인승 SUV의 덩치는 12인승 그랜드 스타렉스나 그랜드 카니발을 압도한다. 보통 풀사이즈 SUV는 각을 세우는 디자인을 강조하는 반면 QX56은 곡선을 살려 좀 더 유려한 미를 살렸다. 덩치는 크지만 친절하다. 차에 탈 때는 계단을 밟고 올라서면 된다. 차 내부 기둥엔 손잡이도 달려 있어 여성 운전자나 체구가 작은 남성 운전자도 차에 올라타는 것이 어렵지 않다.
실내 공간은 넉넉하고 달리는 동안 차안은 조용했다. 시동을 걸 때 특유의 엔진음은 묵직하면서도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시그널처럼 경쾌했다. 가속 페달을 밟아 시속 80km 안팎으로 속도를 높였지만 풍절음은 귀에 크게 거슬리지 않았다. 서울 중구 남산 소월길 경사진 도로에서는 살짝 발을 브레이크에서 떼어봤지만 좀처럼 뒤로 밀리지 않았다. 코너링에서도 쏠림 현상은 덜했다. 지상고가 높은 차다 보니 스포티함보다는 안정적인 자세에 주력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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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연비 성적은 저조했다. 도심에서는 L당 5km대의 연료소비효율(연비)을, 고속도로에서도 6∼7km 수준에 그쳤다.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 흐름에는 역행(?)하는 차이다 보니 국내에서 이 차를 몰 운전자는 많지 않겠다 싶다. 하지만 QX56 출시로 인피니티가 풀라인업을 갖추면서 인피티니 특유의 스포티한 감성 외에도 정통성까지 겸비한 브랜드라는 인식을 소비자에게 심어주는 데 제대로 기여할 차종이다. QX56에 장착된 5.6L급 8기통 엔진은 최고출력 405마력을 발휘한다. 가격은 1억2500만 원 선.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