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심공약 중단 촉구’ 회견 주도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는 “그리스처럼 국가 부도를 맞는 사태를 피하려면 올해 선거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우파성향의 경제전문가 100명이 참여한 지식인 선언을 주도한 박동운 단국대 명예교수(71)는 1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저축은행 특별법 등 여야 정치권의 도를 넘어선 선심성 복지정책 공약으로 나라 재정이 거덜 날 것을 우려해 이날 교수들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고 말했다.
박 명예교수는 “정부는 국가부채가 392조 원이라고 주장하지만 공기업, 지방정부, 한국은행 등의 부채가 빠져 있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수치라 보기 어렵다”며 “이런 부분까지 포함한 국가부채는 무려 1204조 원에 달해 이미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100%가 넘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1994년 국가부채가 GDP의 100%를 넘어선 일본은 이후 20년간 ‘잃어버린 시대’를 맞았고, 그리스의 국가부채도 1990년대 100%를 넘어서면서 최근 부도사태에 이른 것”이라며 “국가부채가 GDP의 100%를 넘어서면 되돌릴 수 없는 지경에 빠질 개연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박 명예교수는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약 남발이 이 지경까지 온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철학 빈곤과 일관성 없는 정책 집행과도 연관이 깊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취임 직후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하겠다고 했다가 이후에 중도실용, 더 나아가 친(親)서민정책을 펼치겠다고 하니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며 “그야말로 ‘우측 깜빡이를 켜고 좌회전하는 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을 2번 할 것도 아니고, 경쟁자보다 무려 500만 표를 더 받아서 대통령이 됐는데 왜 자신의 말도 지키지 못하는지 의문”이라고도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정책’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박 명예교수는 “삼성이 세계 1등 기업인데 다른 기업을 삼성처럼 만들어야지 삼성을 삼성보다 못한 기업에 맞추겠다는 시도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정치인이 ‘더욱 발전하자’는 비전을 제시해야지 ‘남과 똑같아지자’는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비전(vision)의 뜻을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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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들에게는 정치권의 포퓰리즘 공약에 흔들리지 않는 분별력을 주문했다. 박 명예교수는 “현재의 2030세대가 20년 후 4050세대가 된다”면서 “퍼주기식 복지정책에 돈을 쓰기 시작하면 2030세대가 4050세대가 됐을 때 한국 사회는 이미 그리스와 같은 꼴이 돼 있을 것”이라며 “20년 후 자신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을지도 모르고 무작정 혜택만 준다는 정치인을 지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명예교수는 미국 하와이대에서 거시경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노사관계학회 부회장, 노동경제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저서로 ‘장하준식 경제학 비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