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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9억 노린 보험살인… 한 푼도 못 받고 주범은 투신자살

입력 | 2012-02-14 03:00:00

100억짜리 증서 만든 후 보험설계사 살해 3명 구속




160억 원가량의 보험금을 노리고 보험설계사를 살해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남양주경찰서는 159억 원의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보험설계사를 납치해 살해하고 피보험자 3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살인 등)로 진모 씨(26) 등 3명을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범행을 주도한 염모 씨(38)는 8일 남양주시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투신자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염 씨는 사업 과정에서 알게 된 보험설계사 김모 씨(38)에게 “300억 원짜리 보험 계약을 유치해주겠다. 그러려면 나도 거액의 보험에 가입했다는 증명이 필요하다”고 속여 납입금 100억 원짜리 보험증서를 허위로 작성했다. 보험회사가 발급한 양식에 지점장 도장까지 찍혀 있어 서류상으로는 진짜 보험증서와 다름없었다.

염 씨는 김 씨를 살해한 뒤 보험회사로부터 내지도 않은 납입금을 받아낼 목적으로 평소 알고 지내던 진 씨 등을 끌어들였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오후 3시경 남양주에서 김 씨를 납치한 뒤 청테이프 등으로 온몸을 묶어 냉동탑차 적재함에 가뒀다. 김 씨가 질식해 숨지자 이들은 전북 익산의 한 운동장 주차장에 차량을 유기했다.

염 씨는 자신의 회사 직원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2010년 8월 서울 강남에 ‘짝퉁’ 유통회사를 차린 그는 직원 3명을 채용한 뒤 “먹고살 걱정 없게 해주겠다”며 총액 59억 원의 생명보험에 가입시켰다. 염 씨는 직원 1인당 한 달에 260만 원씩의 보험료를 대신 내줬다. 이어 지난해 11월 보험수익자를 자신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직원 동의서를 받았다. 그는 김 씨를 납치한 당일 직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보험 해약금 500만 원을 주겠다”며 유인했다. 그러나 직원들이 모두 나오지 않아 미수에 그쳤다. 직원들은 경찰에서 “올해 초 사장이 건네준 음료를 마시고 구토를 하거나 병원 치료까지 받은 뒤 의심스러워 가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실종된 김 씨 주변으로 수사망을 좁혀가다 7일 염 씨의 집을 압수수색했다. 압박감을 느낀 염 씨는 다음 날 오전 6시경 투신자살했다. 경찰 관계자는 “염 씨는 재력이 충분했고 빚도 별로 없었다”며 “일확천금에 눈이 멀어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남양주=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