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은평구 중학교서 ‘폭력 뒤풀이’
경찰 단속 비웃는 ‘폭력 졸업 뒤풀이’ 9일 오후 서울 은평구 구산동 K중학교 인근 야산에서 이 학교 출신 고교생 선배들이 이날 졸업한 후배들을 폭행하고 계란을 던지는 등 이른바 ‘막장 뒤풀이’를 하는 장면이 채널A 카메라에 담겼다. 동아일보와 채널A 취재진은 경찰 단속을 피해 뒤풀이를 모의하는 학생들을 추적해 현장을 취재한 후 경찰에 제보했다. 신상균 채널A 영상취재 기자 CANN026@donga.com
서울 은평경찰서는 9일 졸업식이 열린 은평구의 한 중학교 인근 야산에서 졸업생 6명을 집단 구타한 혐의로 인근 고교생 25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과 목격자에 따르면 졸업식은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진행됐으며 경찰 전·의경 방범순찰대원 등 30여 명이 학교 안팎에서 순찰 중이었다. 경찰은 졸업식 인파가 학교를 빠져나간 오후 2시 반경 철수했다.
경찰 철수 직후 남학생과 여학생 6명이 학교 정문 앞에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졸업식 전부터 정문 앞에서 2시간 넘게 경찰의 동태를 살폈다. 이들은 인근 분식집에서 졸업생을 폭행하는 ‘통과의례’ 이후 뒤풀이 문제를 상의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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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이날 문제의 야산을 오후 2시까지만 순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비행을 저지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녁 시간에 다시 순찰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7일에도 폭력을 막으려는 경찰이 떠나자마자 학교폭력이 일어났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마포구의 한 중학교 개학식 날인 7일 3학년 A 군(15)이 하급생 B 군(13) 등 4명을 학교 뒤편으로 불러내 B 군의 돈 5000원을 빼앗았다. 해당 학교는 일진회를 조직한 상급생 11명이 지난달 초 하급생 C 군(14)의 돈을 상습적으로 빼앗거나 돈을 빼앗아오라고 시키고 C 군의 친구 6명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졸업식을 하루 앞둔 7일 관할경찰서인 마포경찰서 서장, 관할파출소 직원 등 6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0시 20분까지 이 학교 앞에서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열고 폭력 예방 특강을 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은 이날 낮 12시 30분으로 경찰서장까지 나서 ‘학교폭력 근절’을 강조하고 떠난 지 두 시간 만이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9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올해 상담교사 200명과 ‘117 학교폭력신고센터’ 근무 경찰 68명, 재활·치유 전문 인력 24명 등 공무원 292명을 증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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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A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