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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신광영]나꼼수, 쫄지말고 진실 말하라

입력 | 2012-02-02 03:00:00


‘비키니 사진’을 올려 정봉주 전 의원을 응원하자고 독려해 비판받고 있는 ‘나는 꼼수 다’. 왼쪽부터 김용민 PD, 주진우 시사IN 기자,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 정 전 의원.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나꼼수)’ 출연자들은 1일에도 잠잠했다. 방송 출연자들이 수감된 정봉주 전 의원을 ‘비키니 사진’으로 응원하자고 독려해 ‘여성을 비하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지만 이날 방송에서 이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

“정 전 의원이 독수공방을 이기지 못하고 성욕감퇴제를 복용하고 있으니 마음 놓고 수영복 사진을 보내라”며 ‘비키니 응원’을 부추긴 김용민 PD와 “가슴응원 사진 대박. (정 전 의원은) 코피를 조심하라!”며 논란에 기름을 부은 시사IN 주진우 기자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강용석 의원의 성희롱 발언에 들끓었던 여성단체까지 침묵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는 사이 숙명여대 총학생회는 1일 나꼼수 멤버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공식 사과하라는 성명을 냈다. ‘나꼼수’ 공연기획자인 탁현민 성공회대 겸임교수마저 지난달 30일 자신의 트위터에 “그들은 사과든 변명이든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주 기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나경원 연회비 1억 원 피부과 출입설’과 관련해서도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을 펴 나 후보를 공격했다. 그는 ‘나꼼수’에서 “나 후보가 피부과에서 코를 세우는 시술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피부과 원장은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여자 연예인의 코를 만져줬다고 말한 건데 중간 내용을 다 빼고 나 전 의원의 코를 시술한 것으로 말해 당혹스러웠다”고 했다.

경찰은 사실 확인을 위해 주 기자 등 시사IN 취재진에게 해당 녹취파일 원본을 달라고 여러 차례 요구했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 주 기자는 세 차례의 출석요구에도 불응했다. 주 기자 측이 A4 용지 2, 3쪽 분량의 녹취록을 경찰에 내긴 했지만 공증절차 없이 임의로 작성한 문건이어서 법적 효력이 없다. 경찰은 “이 녹취록 문건에서 실제 대화 내용 중 일부가 삭제된 거 같은데 원본이 없어 확인이 안 된다”고 했다. 시사IN이 1일 연회비 1억 원 논란과 관련해 일부 공개한 피부과 원장의 육성 동영상에도 코 수술 내용은 없었다.

동아일보는 주 기자에게 사실 확인을 위해 여러 번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지금 통화하기 어렵다” “회의 중”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통화가 가능한 시간을 알려 달라’는 문자메시지에도 답이 없었다.

신광영 사회부

‘나꼼수’는 ‘권력의 치부를 시원하게 까발린다’는 콘셉트로 대중의 인기를 얻었다. 이들이 가장 신랄하게 비판한 대상은 잘못을 하고도 감추려는 기득권층이었다. 하지만 그 권력자들의 꼼수를 이젠 나꼼수가 답습하고 있다. ‘비키니 시위’ 발언이 성희롱이었다면 사과해야 할 것이다. 코 수술 의혹 역시 동영상 파일이 있다면 모두 공개하고 여론의 판단을 받는 게 정도일 것이다. 사회의 어두운 진실을 파헤친다면서 자신의 불편한 진실은 숨기려 한다면 그동안 외쳐온 주장의 정당성은 어디서 찾을 것인가.

신광영 사회부 neo@donga.com